[학부모] 학부모교실

강쌤이 수험생들의 입시지도를 하다보면 어릴 적에 공부에 너무 매진한 아이들일수록 인성교육 및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구나라고 느낄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가정교육이나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있지 않은 아이들이다보니 부모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도 자주 보게되고요. 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 라면서 캉쉠 앞에서도 부모를 면박주는 아이들이 적지 않거든요. 이러한 문제로 강쌤에게 눈물의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도대체 무엇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이고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하냐면서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아이들의 경우 부모를 대하는 못된 태도가 나이가 들수록 완화되기는 커녕 더욱 더 심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너무 어릴 적 부터 입시준비를 해야하는 국제중, 특목고 아이들의 경우 인성이 바닥을 기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거의 모든 특목고에서 입시설명회 때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특목고 아이들의 인성이 그만큼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특목고 아이들이나 최상위권 아이들의 경우 너무 어릴 때부터 입시에 매진하느라 인성교육이나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아볼 시간여유가 충분히 없었을 뿐 아니라, 공부만 잘 하면, 결과만 잘 나오면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뭐든지 쉽게 용서되는 분위기 속에서 오냐 오냐하며 자라다보니 누구한테서도 제대로 혼나본 적 없기 때문이지요. (특목고 지망생들이 자신의 합격을 위해서 입시철에 벌이는 온갖 비열한 행동들을 보면 정말 입이 딱 벌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마 올해도 그런 아이들이 스홀에서도 많이 나오겠지요. 자신의 합격을 위해 온갖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다른 아이의 기를 꺽기위해 온갖 몹쓸 말을 내뱉고 다니는 아이들이요. 매년 입시철만 되면 그런 쓰레기 같은 인성을 가진 아이들을 스홀에서 수십명씩 강퇴시키고 있고, 아이를 강퇴시켰다는 이유로 해당 아이의 엄마들로부터 온갖 욕설을 듣고 있지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더니만.... 그런데 참 난감한 것은... 그 난리를 치던... 그래서 제발 저런 아이는 꼭 떨어졌으면 좋겠다 싶은 아이들이 합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아이들의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참 가관일 때가 많습니다. 결혼 후에는 더 심해지고요. 그러나 성인이 되어버린 아이들은 교정할 방법이 거의 없다보니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냥 한탄만 하며 사실 뿐이지요. 밖에서는 그런 속사정도 모른채 오직 자녀의 성공한 겉모습만 보면서 부러워하다보니 그 기대감에 부응하려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소연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지내고요. 그래서 소위 자식 잘(?) 키웠다라는 부모님들 중에는 매우 외로운 노년을 보내시는 분들이 생각 외로 많습니다. (부모가 본인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죽을 똥 살 똥 키워놨더니만 자기가 잘 나서 그렇게 된 줄 알고 오히려 부모에게 그동안 해준 것이 무엇이냐며 대드는 새끼(?)들도 적지 않잖아요. 중고생들 중에도 자기가 무슨 돈을 맡겨놓기라도 한 것인냥 이것 저것 돈 내놓으라고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요. 그래도 요즘은 해외유학 열풍이 조금 잦아들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모가 해외유학을 안 보내준다며 부모 무시하고, 땡깡을 부리는 탓에 집 팔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아이들 유학보내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실 때는 가정의 교육철학을 명확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을 잘 받게 하여 선호도 높은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실 것인지, 가족간의 친밀도를 높이며 함께 어울리며 살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실 것인지를요.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은 물론이고 부모의 인생까지도 송두리채 바뀔 수 있고, 양쪽 모두를 다 갖는다라는 것은 매우 힘든만큼 부모가 먼저 명확한 교육철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교육철학에 맞추어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해야 아이도 혼란에 빠지거나 뒤늦게 수습하느라 부모와 자녀 모두 힘들어하는 일도 없을테고요.

성적이 먼저냐? 인성이 먼저냐? 그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맞고, 다른 한 쪽은 절대적으로 틀리다는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둘을 어떠한 비율로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것도 정해진 정답은 없을 것이고요.

그러나 만약 강쌤이라면 가족의 친밀도를 먼저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볼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가족이니까요. 공부를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재수 좀 하면 어떻습니까? 그래도 저는 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저와 항상 웃는 얼굴로 친근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잘(?) 키우셨다는 분들이 저보고 너는 꼭 그렇게 키워라라고 신신당부를 하시더라고요. 나이 들고 나니 돈 잘 버는 자식보다 부모한테 전화 한 번 더 해주고, 손주 한 번 더 보여주는 자식이 더 소중하더라고요.

추신.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아이들 잘 키웠다라는 이야기도 끝까지 들어보지 않으면 우리의 상상과 다를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한 번씩 걸러서 듣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