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쌀에 물 붇고 급한 마음에 시간없어 불을 확 붙여 10분만 끓이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는 맨 쌀에 아래는 다 타서 먹을수도 다시 지을수도 없게 되겠죠...
이 뻔한 진리가  왜 일상에선 잘 안 지켜지는지요....

오늘 잠깐 아는 선배를 만나서 제가 한 마디 했죠.
"참 이상해요. 전 문과 체질이라 학생때도 수학 너무너무 싫어했고 고등학생때는 거의
포기한 상태로 기본만 따라가자구 할 수준이었는데,요즘 아이를 가르치려고 수학공부를 하다보니
너무너무 재미있고 그리 어렵지도 않고 납득이 가는거에요.진작 이랬으면 좋았으련만..."

그랬더니 선배 왈...
"그게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이해력이라는거야. 지원아, 생각해 봐. 네가 지금 몇 살이니?
아마 총명기는 덜하고 순발력도 어릴때보다는 떨어졌겠지만 너에게는 세월이 가져다 준 합리성,
이해력, 전체를 볼 줄아는 지혜가 그 나이때보다 훨씬 더 넓어졌겠지?
그래서 수학도 넓은 눈으로 볼수있어서 흐름이 보이고 구절구절이 이해가 가는거야.
그건 네가 수학적 능력이 우수해진게 아니라 네 나이가 그런걸 받아드릴 수 있을만큼 여문거야...."

아....!!!
그렇구나... 수학이 좋아진것도 더 쉬워진 것도 아니라 내 뇌가 성숙해서 더 잘 받아들여지고
내 생각이 여물어서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내 나이가 이리되어서 전체가 보이고 흐름이 읽어지는거로구나...
반대로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직 그 아이가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된 것이며
뇌가 덜 여물어서 이해를 힘들게 하고 나이보다 너무 이른 공부에 아직 서툴러 전체를 보지못하고
흐름을 읽지 못하는거였구나....

아이가 너무 허덕이며 어려워하는 문제들이나  잘 따라가지 못하는 선행의 응용...
이런 것들을 연습과 설명으로 미리 다 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에 맞지도 좋지도 않다고 햐였다.
미리 발빠르게 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혼자서 때가 무르익으면 충분히 할수있는 사고의 영역까지
엄마가 미리 막아놓고 주입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당장 급한거 아니라면 너무 버거운 부분은 좀 빼놓고 미룰줄아는것도 엄마의 배려라고....

그렇다.
급한 마음에 불만 활활 질러놓은 밥은 타기만 하고 먹을수도 다시 지을수도 없는 법..
그 평범한 사실을 잊지 않고 울 아이 너무 힘들어하면 좀 쉬운 숙제로 자신감 다시 채워주고
빈 채로 진행하고 얼마 후 다시 한번 시도해보는거야.....
때가 되면 자연히 아이도 무르익고 사고도 무르익는다는 말.....
그때가 너무 늦지만 않는다면 참으로 마음 편해지는 자연의 섭리이다.....
땡큐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