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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해 8월, 남편이 안식년을 받아 1년 예정으로 미국에 왔어요.

혹시 몇해 정도 유학예정시에 어떤 정소를 선택하실지 고민이신 분들을 위해 글을 올려봅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씨애틀과 웨스트버지아 모건타운, 그리고 그보다 더 도심인 뉴욕근방을 두고 어디로 갈까 고민했었어요.제가 미국은 그냥 미국이었지 여건들이 어찌 다를지 어떤 분위기인지를 전혀 몰랐으니까요.

아이들의 학기가 끝나갈때쯤 되니 이제 판단이 가능할것 같네요.

처음에 이곳에 나올땐, 먼저 다녀온 엄마가  난  미국의 10대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냈어, 아이들에게 선진국에 대한 자극을 줄 목적이라면 대도시 근방으로 보내라는 말.. 등등..  수많은 말을 들었기에 미국의 동북부 끝 작은 대학타운으로 유학을 결정하고는 많이 고민했었어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state별로  거의 모든 행정과 교육, 경제가 자치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각각 분리된 작은 국가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이요. 그만큼 주별로 사는 수준, 생활방식, 거주하는 인종의 분포도 다양하더라구요. 대도시 근방에는 아홉시 넘어서는 돌아다니면 안전의 위협을 느껴야 하고, 어떤 주에서는 아시안포함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해 학교생활에서 큰 문제들을 겪기도 한다 들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모건타운에서 학교를 보내는 동안도, 한국대비로 너무 느슨한 교육체계와 턱없이 적은 공부양에 불안불안하기도 했었어요.  큰아이는 이곳에서 6학년(미들스쿨 1학년)에 재학했는데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을 만큼은 영어가 되는 상태인지라 좀더 경쟁적인 학교를 알아볼걸 그랬나 하는 후회를 했던것도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학교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자,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여러가지 상황에서 안전한 지역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 한국학교생활에서 경쟁에 지쳐있었던 아이들에게 한템포 느긋하게 여유를 주면서도 친절한 외국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에 후회보다는 잘한 결정이었단 쪽으로 생각이 기웁니다.

"엄마, 이곳 친구들은 무척 친절해요... 학교생활 3일만에 아이가 한말이었지요.

한국에선 반에서 1-2등하는 실력아니었는데도, 이곳아이들은 내 수학실력에 다 입을 벌려요...

내가 뭘잘 하는지 이곳에 와서 좀 더 잘 알게 된것 같아요.. "

같은 말을 한번씩 아이에게 전해들으면서, 안그래도 낯이 설 타국에서의 생활을 한국보다 더 경쟁적인 도심에서 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들이 영어권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친구들과의 원만한 관계속에서 영어공부를 하길 바라신다면 (단기간 체류하실 분들(1-2년)) 대도시 근방의 경쟁적인 곳보다는  대학타운근방이 좋을 것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머문 웨스트버지나아의 모건타운이란 곳은 강원도의 영월쯤 되는 곳인데 ^^;;  대학타운이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요. 흑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구요. 안전하고 인종차별의 걱정없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지요.  다양한 피부색의 친구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외곽지역이라 아이들이 친절하고 푸근한 성품들을 지녔더라구요.

다만, 일찍 이곳으로 유학을 와서 미국에서 대학진학까지를 바라신다면 도심근처의 조금 더 경쟁적인 환경에서 자리를 잡길 추천해드려요.   한국교육이 여러가지로 문제점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그 욕심때문이었는지 다양한 파트에서 제법 놀라운 재량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 것도 사실인것 같거든요..

저희 아이들은 노원구 을지초등학교에 재학중이었는데, 학교에선 그룹수업, 프로젝트식 토의발표수업같은 더 적극적인 수업을 했던것에 비해, 이곳 웨스트버지아의 학교수업은 우리나라의 한참 예전 학교수업 방식이었어요.. ^^;;

미국중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LA나  워싱턴 같은 곳은 한국의 교육 여건과 거의 흡사하게 경쟁적이고 사교육포함 내노라 하는 유수의 대학입학에 열을 올리고 있다하더라구요. 제겐 별 매력이 없지만 그만큼  효과를 내고 있구요..

조용하고 안전한 도시, 인터네셔널 학생들이 많은 이곳에서

할수 있는 반경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

아이보다 부모가 앞서서 끌어당기지 않는 분위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자연스런 학교..

가  시스템적인 면에선 조금 뒤졌을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참 즐거운 학교생활을 경험하게 해주었답니다.

교육, 시설, 경쟁력, 입학률이 더 좋은 곳도 좋지만,

타국에서 떨며 시작하는 아이들 교육에 있어선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면서 차근히 알아가는 경험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우수한것 보다,  이건 누가 좀더 잘하고 저건 또 다른 아이가 잘한다는 그런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일년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