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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대표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원 일요휴무제를 추진 중이에요. 추석 이후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하고, 오프라인 토론회도 거쳐 11월 말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요.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원 일요휴무제는 대치동 학원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래서 캉쌤이 학원 일요휴무제가 전국 학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봤습니다.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학원 일요휴무제가 시행되면 강남 선호현상이 더 심화될 거에요.

 

- 강북이나 지방 학생들은 주로 주말에 대치동으로 학원을 다녀요. 그런데 일요휴무제가 시행되면 강북이나 지방 학생들은 대치동 학원을 다니기 어려워져요. 대치동 학원을 다닐 수 있는 날이 토요일 하루로 줄어들 뿐 아니라, 토요일 하루 다니자고 지방에서 올라오기도 애매해지니까요.

 

- 아이들 학원을 찾다보면 최상위권은 결국 대치동으로 눈이 가요. 강북이나 지방은 최상위권 아이들이 다닐만한 학원을 찾기 어려워요. 이름만 sky반이나 특목고반일 뿐 실제 수업은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방에서는 sky반이나 특목고반을 가르칠 강사 구하기가 어려워서요.

 

- 정시 확대까지 시행되면 강남 인기는 더 상승할 거에요. 2022학년도부터 인서울 주요대학 정시 비율은 30% 이상으로 상승해요. 서울대의 경우도 2019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이 21.5%(684명)인데 2022학년도부터 30.3%(960명)로 상승하지요.

 

- 우리 동네는 대치동 유명학원이 분원을 내서 괜찮다고요?

 

대치동 유명학원이 분원을 내면 더 이상 대치동에 갈 필요가 없다며 좋아하는 분이 많아요. 심지어 우리 지역이 대치동 급으로 올라섰다, 대치동도 우리 지역을 인정했다고 자랑하는 분도 있어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똑같은 브랜드의 학원도 본원과 분원, 직영과 가맹은 큰 차이를 보이거든요. 커리큘럼이 동일해도 강사나 학생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학원 많이 보내본 분들은 직영분원이 생겨도 대치동 본원으로 계속 보내시지요.

 

- 우리 동네는 대치동 강사들도 함께 와서 다르다고요? 

 

대치동 학원이 다른 곳에 직영분원을 낼 때는 셋팅팀을 보내요. 하지만 셋팅팀 멤버 대부분이 얼마 안 가서 사라져요. 부원장급 이상 간부로 가는 게 아니면 강사가 분원에 가는 것은 손해거든요. 굳이 대치동을 떠날 메리트가 없어요. 대치동에 있는 게 커리어 관리에 도움되니까요. 하위권이어도 메이저리그이 있어야 하지 4번 타자 시켜준다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선수는 없겠지요.

 

- 강사들은 직원이라기 보다 개인사업자 개념이 커요. 보험설계사 같은 개념이지요. 자기 능력만큼 벌어가는 구조에요. 물론, 초/중에서는 월급제로 받는 강사도 많아요. 하지만 고등부 강사가 월급제로 받는다면 메인강사가 아니에요. 메인강사들은 수익배분 형태로 가져가요. 보통 자기 수업 매출의 40~70%를 가져가요. 일부 학원에서는 스타강사를 영입하기 위해 매출 전부(100%)를 지급하기도 해요. 월급제 강사 중에도 추가 수당을 받는 강사가 많고요. 캉쌤도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업체에서 매출 100% 제안을 받은 적이 있어요.

 

- 강사들은 학원에 대한 소속감이나 충성심이 약해요. 학원강사를 취업하기 전 알바로 생각하는 강사도 많거든요. 실제 월급도 알바 수준인 곳이 많아요. 그래서 다른 학원에서 월급을 더 주거나 취업에 성공하면 갑자기 그만두기도 해요. 편의점 알바가 말없이 안 나오고 문자로 월급 보내달라는 경우가 있는데 학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요. 학원에서 강사가 자주 바뀌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에요. 심지어 아이들 시험기간에 그만두는 강사도 있어요.

 

- 학원에서 아이들을 빼내 독립할 생각하는 강사도 많아요. 그래서 강사를 자기 식구라고 생각하지 않는 원장도 많아요. 원장 등에 칼 꽂고 나가는 강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거든요. 20~30명만 데리고 나가도 학원에서 받던 월급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지요. 과외방은 현금으로 받아 세금도 잘 안 내니 학원비보다 싸게 받기도 해요. 부모도 원비를 깎아준다고 하니 구미가 당겨요.

 

- 그래서 학원강사는 회사원처럼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기가 어려워요. 다른 지역으로 옮기느니 다른 학원으로 옮기거나 독립하는 게 자신에게 더 도움되지요. 지자체나 건설업체들이 유명 학원을 유치해서 학원가를 조성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이유가 이거죠. 학원 생리를 모르니 헛발질 하는 거에요. 학원 본사는 그걸 이용해 입점 혜택을 누리고요. 해당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학원비를 깎아주는 대가로 일정기간 동안 임대료를 무료 또는 대폭 할인받아요.

 

- 분당, 평촌, 일산같은 유명 학군지에서도 영/과고나 수능/논술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치동으로 많이 가요. 분당 학군이 뛰어난 비결 중 하나도 강남 접근성 덕분이지요. 평일은 분당 학원가를 다니고, 주말은 대치동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분당선 타고 쭉 올라가 한티역에 내리면 되니까 라이드하지 않고 혼자 다닐 수도 있어요.

 

- 그래서 서울시 학원 일요휴무제가 시행되면 강남 뿐 아니라 강남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인근 지역도 인기가 상승할 수 있어요. 서울만 일요휴무제를 도입하고 경기도에는 도입하지 않을 경우 대치동 강사들이 분당이나 평촌에 일요강좌를 개설해서 학군 상승을 이끌 수도 있고요.

 

- 만약, 학원 일요휴무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서울과 지방의 학력격차는 더 벌어질 거에요. 일요일에는 아이들을 쉬게 해주자 라는 교육감의 말을 믿고 진짜로 아이들을 쉬게 하는 지역과 과외 등 다른 방법으로 공부하게 하는 지역으로 나뉠 테니까요. 어쩌면 과외시장이 더 커질 수도 있어요. 학원 운영시간을 10시로 제한한 후 과외시장이 커지고, 야자를 없앤 이후로 독서실 시장이 커진 것처럼요.

 

-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 못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한 번 올려놓은 등수를 계속 유지해야 해서 자신만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주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간극은 더 벌어져요. 자율권 확대가 취지는 이상적이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이지요. 중1 자유학기 상황을 보면 자율권 확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어요.

 

따라서 학원 일요휴무제에 속는 순진한 분들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래 봅니다. 입시가 상대평가로 유지되는 한 학업부담을 줄이면서도 대학에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교육감 멘트도 잘 들어보세요. 학업부담을 줄여준다고 했지 대학 잘가게 해준다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러니 대학 잘보내고 싶으면 대학 잘가는 방법을 따라야겠지요. 학업부담 줄이는 방법이 아니고요.  안타깝게도 요즘 발표되는 교육정책들은 대부분 상대적 박탈감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쟤들도 못하게 해줄게 라는 식으로요. 그리고 자기 자식들은 조용히 로얄로드를 걷게 하지요. 그래서 우리도 그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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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터디홀릭은 강명규 쌤이 운영하는 교육 공유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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