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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입 정시 원서접수가 마감되었기에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캉쌤이 매주 일요일마다 출연 중인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 2017년 1월 8일 방송 원고 초안입니다. 실제 방송내용은 생방송인 관계로 아래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1. 이번 주에 대입 정시 원서접수가 끝났는데 올해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경향은 어떤가요?

-> 올해 대입 정시모집은 전반적으로 경쟁률 하락 현상을 보인 가운데 최상위 3개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경쟁률은 모두 상승했습니다.

서울대는 4.12 대 1로 작년의 3.74 대 1에 비해 상승했고, 연세대(4.80->4.83)와 고려대(4.0->4.12) 역시 작년과 비교해서 소폭 상승했습니다.

2. 이번에는 수능시험도 어렵게 출제됐고, 수능 응시생수도 줄었다 보니 경쟁률이 낮아질 줄 알았는데 최상위 3개 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했다니 신기하네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정시 모집인원은 최근 4년 중에서 가장 많습니다. 수시에서 전부 선발하지 못해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무려 726명이나 되거든요. 그래서 정시 선발인원이 애초보다 26.75%나 증가했지요.

수능 응시자수는 줄었는데 정시모집 인원이 늘어났으니 경쟁률은 낮아져야  정상인데, 최상위 3개 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한 이유는 눈치작전으로 인한 막판 소나기 지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대는 총 지원자의 44.91%, 고려대는 47.42%, 연세대는 40.96%가 막판 2~3시간 동안에 몰렸거든요. 지원자의 상당수가 마지막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는 것이지요.

3. 대학들이 원서접수 기간 동안 실시간 경쟁률을 발표하고 있는데 마지막 2~3시간 동안 이렇게 많이 몰린 이유가 있나요?

-> 대학들이 원서접수 기간 동안 실시간 경쟁률을 발표하고 있지만 원서접수를 마감할 때까지 계속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마감 2~3시간 전까지만 공개합니다.

(원서접수 마감일 오후 3시까지만 공개. 그 후 대학에 따라 오후 5시 또는 6시에 원서접수 마감.)

그렇다 보니 수많은 수험생들이 원서접수 마감 몇 시간 전까지 경쟁률을 지켜보고 있다가 마지막에 몰아서 지원하고 있지요. 그래서 인서울 주요 대학의 막판 지원률이 대부분 30%를 넘겼습니다. 한국외대는 전체 지원자의 59.6%가 마지막 3시간에 몰리기까지 했지요.

4. 대학별로 30~50%의 학생들이 최종 2~3시간에 몰려서 지원을 한다니 눈치싸움이 정말 치열하네요.

-> 정시는 수능성적 1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눠지다 보니 아무래도 경쟁률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눈치싸움이 너무 심하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들도 발생합니다. 경쟁률을 마지막으로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미달이었던 학과가 최종 경쟁률에서는 최고를 찍는 상황들이 발생하거든요.

고려대의 경우 경쟁률 최종발표시점까지만 해도 미달사태를 빚던 5개 모집단위 중 3개 모집단위가 최고경쟁률 Top 5위 안에 들었습니다. 교육학과의 경우 마지막 발표시점까지 미달 상황이었지만 최종 경쟁률에서는 12.4대 1로 고려대 최고경쟁률을 기록했지요.

연세대의 경우도 마감직전까지 미달을 빚던 3개 모집단위 중 문헌정보학과가 10 대 1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대는 연세대나 고려대 만큼의 이변은 없었지만 지난해에 최저경쟁률을 기록했던 모집단위들이 올해에 큰 상승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에 1.83 대 1로 서울대 최저경쟁률을 기록했던 역사교육과가 올해에 3.83 대 1로 뛰었고, 2.33 대 1로 두번째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던 생물교육과도 올해는 4.25 대 1로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5. 눈치작전에 의한 경쟁률이라고 해도 어쨌든 경쟁률이 높아지면 커트라인도 높아지겠지요?

-> 눈치작전에 의해 경쟁률이 뒤집히면 커트라인도 뒤집히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마감 전 최종경쟁률 발표시점인 오후 3시 경쟁률이 실질적인 경쟁률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까지 지원한 학생들은 성적에 자신이 있거나, 꼭 해당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학생들인 반면에 마지막에 눈치작전을 벌인 학생들은 학과에 상관없이 대학 브랜드를 끌어올리고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적에 여유가 없는 학생들이 많거든요.

6. 지방 국립대의 경쟁률은 어떤가요?

-> 지방거점국립대라고 불리는 9개 대학의 경우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4.63 대 1로 작년의 4.24 대 1보다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별로 나눠보면 9개 지방거점국립대 중 5개 대학의 경쟁률이 하락했습니다.

지방거점국립대 중 경쟁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대학은 강원대로 작년의 3.09 대 1에서 올해 5.09 대 1로 상승했습니다. 강원대의 경쟁률 상승 이유로는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등록금이 저렴하다는 점과 함께 서울에서 통학이 가능하다는 점이 수험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경춘선을 타고 가면 서울에서 1시간 만에 강원대가 있는 춘천에 도착할 수 있거든요.

7. 카이스트 등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의 경쟁률은 어떤가요?

->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은 카이스트를 제외하고 경쟁률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카이스트는 모집인원이 줄어들면서 작년의 40.6 대 1에서 59.2 대 1로 상승한 반면에 유니스트(87.53->72.2), DGIST(74.9->44.3), GIST(22->8.74)는 경쟁률이 하락했습니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은 특별법에 따른 대학이기 때문에 수시전형에 합격한 학생들도 추가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공계특성화대학은 수시납치를 당한 이과 학생들의 탈출구로 불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올해는 수능이 어렵게 출제됐다 보니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추가로 지원한 학생들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됩니다.

8. 의대 경쟁률은 어떤가요?

-> 의대는 37개 대학 1,135명 모집에 8,682명이 지원해서 평균 7.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울산대 등 주요 의대 경쟁률이 작년에 비해 하락했지요. 모집인원은 증가한 반면에 수능 응시생수가 줄어들었고, 2018학년도부터는 수능제도에도 변화가 있다 보니 무리한 지원보다는 합격에 초점을 맞춰 안정지원을 택한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올해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의대는 인하대 의대로 9명 모집에 199명이 지원해서 22.11 대 1을 기록했습니다.

9. 이미 정시 합격자 발표를 시작한 대학도 있다면서요?

-> 한양대가 정시 합격자 일부를 이번 금요일에 발표했습니다. 정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지 이틀 만인데 예정된 합격자 발표일보다 사흘이나 앞당겨서 발표했지요.

정시모집은 앞으로 2월 2일까지 최초 합격자 발표가 완료되고, 2월 17일까지 미등록 충원을 마친 후 2월 27일까지 추가모집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최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없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추가모집까지 최선을 다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누구는 어느 대학에 합격했다더라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부담만 줄 수 있는 만큼 아이들 앞에서 다른 아이의 합격소식을 전하는 일은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 합격소식을 기다리며 가장 초조해하고 있을 사람은 바로 우리 아이들일 테니까요. 아울러 수험생 부모님들께도 합격여부를 묻는 일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서 이야기해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