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강쌤 뿐 아니라 강사들의 경우 강연이 끝난 후 개인적인 상담요청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질문을 하신다는 것은 강연을 듣고 나서 강사에 대해 신뢰하게 되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질문을 받게 되면 일단 기분은 좋아집니다. 신뢰하지 않는 강사에게 굳이 질문할 분은 없을 테니까요. 답변을 듣고 나서 내가 원하지 않는 답변이라 속상해질 수는 있지만요. T_T

그런데 학원 설명회의 경우는 교육정보를 널리 알리겠다는 공익적인 목적이 아니라 재원생 대상 서비스 또는 신규원생 모객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설명회다 보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학원 입장에서는 우리 학원에 등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타 지역 학부모님들이 설명회에 찾아오시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 학원에서는 설명회 예약을 받을 때 아이가 재학 중인 학교를 물어보고, 해당 학교가 타 지역 학교일 때는 예약이 마감됐습니다 등의 표현을 쓰며 참가예약을 우회적으로 거부하지요. (정말 마감이 되서 받아주고 싶어도 못 받아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감이 된 설명회라고 해도 설명회 장소로 무작정 찾아가면 대부분 받아주기는 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미리 예약을 하고 가려고 하셨던 분들은 못 가게 되고, 처음부터 예약할 생각없이 무작정 찾아간 분들이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시지요.

그런데 이렇게 무작정 찾아오시는 분들의 경우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고의로 이렇게 하신 열성 부모님이시거나 학원 설명회를 자주 다녀보지 않으셔서 학원 설명회가 어떤 성격인지 잘 모르고 오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종 문제가 발생하지요. 교육열이 너무 높으시거나 학원 설명회가 원생모집을 위해 진행하는 마케팅 행사다 라는 것을 모르고 오셨다 보니 해당 학원에서 관리하지 않는 다른 지역, 다른 학년, 다른 과목 질문까지 거침없이 해버리시거든요.

그럴 경우 학원 관계자들 표정이 상당히 안 좋아집니다. 그래서 캉쌤 같은 경우도 그런 질문을 받으면 입장이 난처해져서 답변 자체를 아예 거부하거나 말을 돌려서 짧게 끝내려고 하지요. 이 경우 눈치를 채고 양해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내가 귀한 시간을 내서 굳이 여기까지 강연을 들으러 와주었고(!) 질문까지 해주었는데(!) 감히 네가 나를 무시해라며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래서 우리 스홀 가족들께 팁을 한가지 드리고자 합니다. 만약, 비재원생으로 다른 학원, 그것도 지역까지 완전히 다른 학원 설명회에 가서 외부강사에게 개인적인 상담을 받고 싶으실 경우에는 학원 관계자들이 옆에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물어보지 마시고 다음과 같이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1) 학원관계자들이 없을 때 물어본다.

2) 식사를 대접하겠다거나 가는 곳까지 태워다 주겠다며 밖으로 데리고 나온다.

3) 학원 밖에서 기다린다.

안 그러면 해당 학원에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상담해드리기 어렵거든요.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안 볼 학원이라고 생각하셔서 부담없이 행동하시지만 강사들은 또 와야 되는 곳인데다가 업계평판도 관리해야 되다 보니 학원 눈치를 안 볼 수가 없거든요. 학원 측에서 볼 때 우리 학원에 다닐 생각이 전혀 없는 부모님을 상담해주고 있는 외부강사를 좋아할리가 없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요즘 캉쌤이 강연을 나가는 학원들 중에도 우리 스홀 가족들을 거부하는 학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원 홍보에 도움이 되겠지라며 스홀에서도 설명회 홍보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위와 같은 일을 겪고 나면 두 번째부터는 스홀에다가다는 재원생만 참석가능이라고 올려주거나 아예 강연일정을 공지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거든요.

우리 스홀 가족들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학원 설명회에 찾아가셔서 캉쌤 뿐 아니라 외부강사들에게 상담을 받고 싶으실 때는 눈치껏 해주시기 바랍니다. 안 그러면 앞으로는 캉쌤 설명회는 재원생만 대상으로 공지되거나 우리 스홀 가족들에게 비밀로 진행될 수도 있거든요. T_T

그리고 대부분의 분들께서 강연이 끝난 직후에 찾아오셔서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시는데 이 때가 강사들이 가장 피곤한 시기입니다. 특히, 캉쌤처럼 강연 전에는 식사도 거르고 쉬는 시간도 없이 2~3시간을 연속으로 강연하는 강사의 경우 강연 후에는 완전히 녹초가 되버립니다. 요즘처럼 건조한 시기거나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강연한 경우에는 목도 많이 아프고요.

게다가 부모님들께서는 대부분 20~30분 이내 거리의 가까운 곳에서 오시는 데다가 앉아서 들으시다 보니 2~3시간 강연을 들어도 크게 힘드시지 않지만 강사들은 대부분 먼거리에서 오는 데다가 곧곧이 서서 강연해야 하다 보니 강연 한 번에 체력소모가 꽤 큽니다. 특히, 지방강연의 경우는 교통수단을 몇 번씩 갈아타며 몇 시간씩 걸쳐 달려가야 되다 보니 강연을 하기도 전에 지쳐버리기도 있지요. 강연 후 질문을 해도 강사들이 급하다며 그냥 가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로 바빠서 가는 경우도 있지만 힘들어서 도망가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학원에서 질문을 막거나 상담을 끊는 것은 대관시간이나 학원 운영시간이 끝났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캉쌤은 유료컨설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안 주셔도 상담을 해드리지만 다른 강사들은 컨설팅이 수익사업이다 보니 유료컨설팅을 하는 강사에게 무료로 상담해달라고 요청하시는 것은 강연이 끝난 후의 질문이라고 할지라도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습니다. 유료컨설팅을 하는 강사들의 경우 명함을 뿌리며 회사로 연락달라고 하고 급히 빠져나가다 보니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몇 분만 이야기해주면 될 것을 가지고 비싸게 군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몇 분만에 끝나는 질문은 거의 없거든요. 입시관련 질문이라는 것이 질문은 몇 마디로 하기 쉬워도 답변은 몇 마디로 끝나지 않을 뿐더러 한 분을 상담해드리면 다른 분들도 다 해드려야 되다 보니 그 시간을 모으면 금새 몇 십분이 넘어가지요. 그래서 평소에 강사들한테 빵이라도 하나씩 갖다주면서 미리 친분을 쌓아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차마 그냥 못 가고 그 분 질문만이라도 답변해주고 가거든요.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이메일 등으로 연락하면 개인적으로 답변을 주기도 하고요.

자녀교육 때문에 마음이 급하시겠지만 그럴 때일 수록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주세요. 내 입장만 생각하고 몰아부치면 강사 입장이 곤란해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