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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활동, 또는 "계획을 세우고 실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라고 합니다. 부모들은 자녀의 성취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목표를 갖고 있으며 그 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심사숙고하여 "공부 시키기"에 대한 계획을 짜고 심혈을 기울여 공부를 시킵니다. 부모는 자녀의 공부를 관리하는 관리자인 것입니다.

 

관리자는 자기가 관리한 일에 대하여 관리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데 자녀의 공부를 관리하는 부모님들 중에는 자신이 수행한 관리의 결과인 자녀의 성적에 대하여 그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무척 드뭅니다. 책임의식이 없는 관리행위(일)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자녀의 공부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관리 결과에 대하여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녀의 공부를 엉망으로 만드는 결정적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자녀의 공부 성과에 대해 관리자로서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자녀의 공부 성과에 대한 책임이 자녀에게 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아이의 시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대개는 자녀를 질책할 뿐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자녀의 성적에 민감한 억척 부모일수록 자녀의 공부목표와 공부계획은 철저하게 자기의 주장대로 설정하고 실행하면서도 형편없게 나온 시험결과는 전적으로 아이의 잘못으로 치고 아이를 혼내는 강도가 더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이끌거나 시키는 바에 따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자기의 공부에 대하여 목표를 세우지도 않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계획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지, 어떻게 해야 그 것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며, 예전이나 현재에 하고 있는 공부 방법도 아이가 설계하거나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에 의해 길러지고 있는 존재인 그들은 오로지 부모의 계획에 따라서 부모의 인도와 지시, 감시와 독려 하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성적이 불만족스러워서 아이를 혼내고픈 욕구가 일어 날 때에는 성과에 대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하라는 것들의 수행 상황에 대해서 점검하고 살펴야 합니다. 학원에 다니라고 해서 열심히 학원에 다녔다면 아이는 할 일을 제대로 다 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아이가 부모님에게 화를 내야 할 일이죠. 헛고생을 하게 했으니까요.

(13세 미만의 아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성인과 같은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하물며 부모가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잘되지도 않고 재미도 없지만 힘들여 열심히 해온 아이에게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화초를 기르는 데, 잎이 마르고 꽃망울 보기가 힘들면 누구라도 기르는 사람이 제대로 기르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화초의 열심과 정성이 부족한 탓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공부를 관리하면서 자녀의 공부 성과가 좋을 때에는 자기가 뒷바라지를 잘 해주었거나 잘 이끌어 주었다고 여겨 뿌뜻해 하고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반면에 자녀의 공부성과가 나쁠 경우에는 자기가 뒷바라지를 잘못 해주었거나 잘 이끌어 주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아이 탓인 거지요. 따라서 관리 실패를 자책하는 일도 없고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특별한 방안을 구상하는 고심도 없는 것입니다.

 

공부는 아주 못하면서도 프로축구팀 그것도 외국의 축구팀 선수와 감독의 프로필 및 팀의 전적에 대해서까지 훤하게 꿰고 있거나 ,유명 연예인이나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는 거의 박사수준이랄 만큼 해박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축구팀이나 아이돌 그룹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왕성한 학구열을 발휘하여 더 많은 것들을 알려고 노력을 쏟아 붓는 데에 대하여 아주 고깝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라고 하는 공부는 하지 않고, 하지 말라고 제발 적당히 좀 하라고 하는 축구경기 시청이나 연예인 관련 자료 챙기기는 일은 잠을 줄여가며 먹을 것을 밀어내며 열심입니다. 공부를 그렇게 한다면 전교 일등이 아니라 전국일등도 따 놓은 당상일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알 수 있듯이 공부를 잘하게 만드는 방법은 아주 극명하고 간단합니다. 아이가 축구나 연예인에 대해 빠져들 듯이 공부에 빠져 들게 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 들이 축구팀이나 아이돌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까닭은 그 것들을 좋아하고 즐기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 것들에 대해서 누군가가 잘 알려주고, 알라고 닦달하고, 따로 그 것들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사람을 붙여줘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공부를 축구처럼 해봐라, 공부를 연예인 좇듯 해봐라...라며 질책을 하고 때때로 몰아세웁니다. 그러려면 공부가 축구나 연예인 쫒아 다니는 일만큼이나 재미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아이를 키울 때에 공부를 잘하게 만들기 위한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방법인 "공부를 재미있어 하게, 공부를 좋아하게 " 에 대해서 별로 힘을 쓰지 않습니다.

 

공부를 재미있어 하게 하기는커녕 유치원 때부터 공부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헤아리면서 다그치고(또는 격려하고) 질책하며(또는 고쳐주며) 억지로 끌고 가거나(또는 함께 공부하면서) 몰아 부칩니다. 빠르면 유치원시절에, 보통은 초등 고학년이 되기도 전에 공부가 "어렵고 재미없고 하기 싫은" 것이 되어 버립니다. 아니, 공부를 "어려워하고 재미없어 하고 하기 싫어하게끔“ 애써서 만들어 줍니다.

 

"우리 아이는 수학을 싫어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하소연이 많습니다. 가장 심각하게 아이 기르기에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수학 점수를 받게 하려고 집에서 붙잡고 수학을 가르치느라, 어릴 때부터 학원에 보내고 과외 시키고 학습지를 하게하고 쉬임 없이 몰아세워서 결국은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나빠지고 아이가 수학을 싫어하게끔 만들어 버리면, (기껏 얻어낸 점수 몇 점은 지나고 보면 아무 쓸모가 없고) 아이의 장래나 집안의 장래에 엄청난 손실을 야기하게 됩니다. 한해 20조가 넘게 지출되는 사교육비는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지 못한 양육 실패 비용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의 수학점수를 높게 하려면 점수를 높게 만드는 노력을 할 게 아니라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게” 하면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그 것을 좋아하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단언컨대,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하여 수학을 "싫어하지만 않아도" 대박이 터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수학을 좋아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이미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은 아이와 멀리 떼어 놓기가 아주 힘이 든다는 것을 적잖게 체험 하시고 계실 테니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들 필요도 없지요. 제발 게임 좀 그만 해 가 아니라 제발 공부 좀 그만 해 그러다 몸 망칠라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우리 아이는 공부를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고 아예 흥미가 없어요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픈 아이가약을 쉽게 먹게 하려고 약에는 달짝지근한 감미료를 섞습니다. 아이가 씹지 못하거나 넘기지 못할 것을 먹게 하려면 잘게 자르거나 물에 불려서 줍니다. 아이에게 칼슘이 필요한데 아이가 우유마시기를 싫어하면 우유로 과자라도 만들어서 먹입니다. 즉, 필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으로 바꾸어서 제공하는 것이 여느 부모라도 행하는 아이를 기르는 요령입니다.

 

 

아이가 기르는 동안에 아이에게 공부를 아주 시키지 않을 거라면, 절대로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지 않을 거라면, 아이에게 공부 잘하라는 말을 안 할 거라면, 아이가 공부에 재미를 붙이든 안 붙이든 신경 쓸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조금이라도 바라거나, 아이의 공부 성과를 갖고 아이에게 한마디라도 할 요량이라면,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끔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부모님들의 목표는 멀리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한다" 이며, 가깝게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성취목표로서)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기" 여야 할 것입니다. 절대로 점수 높이기, (목표도 없는) 선행학습 하기..등이 아니어야 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관리>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모님들은 자녀의 공부에 대하여 어떤 수준인가의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치이든 아니면 그냥 욕심이든 상관없이 그 것을 이루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요구 수준(목표)을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수단의 체계"를 관리라고 합니다. 성공적인 관리를 하려는 관리자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요령을 알아야 합니다. 일류 기업들은 직원들이 선진 첨단 관리기법을 익히도록 하는 데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자녀의 공부 관리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자녀의)공부를 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관리는 계획(plan) - 실시(do) - 점검(check) -조처(action)의 네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이 것들은

계속 순환하며 목표로 나아가거나 적절한 수준을 유지합니다. (PDCA 사이클, 관리사이클, 데밍사이클)

 

       P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에 적합한 수단을 세운다(계획)

       D 계획을 실시한다(실시)

       C 실시 결과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가한다. 계획대로 실시가 이루어 졌는지를 확인한다. (점검)

       A 목표에 미달할 경우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방안을 세운다.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현상태를 유지
          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조처)

  이어서 계속하여 조치의 계획 또는 이전의 목표보다 더 높은 목표와 달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사이클  을 돌립니다.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무엇인가를 하고자 한다면 관리 사이클 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공부관리에서 목표는 공부 잘하게 만들기 (시험에서 100점 맞게 하기) 입니다.- * 100점 맞기가 아니라 “100점 맞게하기”입니다. 100점 맞기는 아이의 목표이고 부모의 목표는 100점 맞게 하기 라는 것입니다. 이 비슷해 보이는 이 목표의 다름은 실시 방법에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관리의 첫 단계는 계획을 세우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계획은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적이라고 여겨지는 실시방책, 그리고 필요한 비용 예산으로 구성됩니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부모님들은 공부 잘하는 자녀를 만들기 위해 많은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 것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뚜렷한 계획을 갖고 있는 분들은 드뭅니다. 목표가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고 목표가 있는 경우에도 내심에 고 있는 진짜 목표와는 서로 연결이 되지 않거나 목표달성 의지가 없는 그냥 희망사항 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목표는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부모님의 자녀가 공부 잘하게 만들기나 공부하는 당사자인 아이의 당면 목표는 모두 "시험에서 100점" 한가지로 같습니다. 대부분 아이의 공부 목표는 대학입시에 직접 관련된 시험에서 100점을 맞기일 것이며, 대학입시가 아직 먼 훗날인 초중생의 경우라면 당장의 시험에서 100점 맞기가 목표일 것입니다.

 

아직 유치원생이이거나 초등생을 자녀로 둔 부모의 경우에는 시험점수 100점 맞기가 아닌 "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기" 가 목표여야 하겠으나 현실적으로 그 것을 지각하고 목표로 하는 부모님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공부 당사자인 아이 스스로가 "공부를 좋아하자"라는 목표를 정하기는 어려울 것이어서, "시험에서 100점 맞기"는 아이의 공부목표여야 하는데 부모님까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점은 적절치 못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자기는 시험점수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모일지라도 아이의 시험(또는 서열이나 점수를 알 수 있는 여러 형식의 평가) 결과에 대하여 희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국은 시험점수를 목표로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시험 공부 때에 몇 점 맞으려고 공부하지?" 또는 "몇 등이 목표야?"하고 물으면 여러 가지 대답 - 95점, 80점, ... 반 5등, 전교 5등,,,-을 듣게 됩니다. "100점"이나 "1등"이라고 말하는 학생은 매우 드뭅니다. 다 맞으려고 공부한 것 아니었어? 결과가 늘 못 미쳐서 그렇지 실제로는 100점 맞으려고 한 것 아닌가? ... 하면 조심스럽게, 시험공부의 목표가 100점이었음을 깨닫곤 합니다. ( 실제 시험에서 60점을 맞는 학생도 시험 공부할 때는 다 맞으려고 공부합니다.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이거나 어려운 문제라 해도 선생님이 시험에 내겠다고 알려 준 것이라면 어떻게든 정복하려고 하지 절대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 맞으려고..는 100점 맞으려고와 같은 표현이죠)

 

그래서 점수 목표도 평균 몇 점이 아니라 ( 평균은 목표치 설정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수치입니다) 총점 몇점으로 합니다. 일곱 과목 시험 볼 경우 700점이 목표인 것이죠.

 

다 맞으려고 공부한다고 말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몇 등이 목표냐고 물으면 반 5등.. 전교 50등..이라고 아주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그 학교는 다 100점 맞으면 50등 하느냐고 물으면, 문득 깨닫습니다. 100점이면 당연히 1등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공부 목표는 나중에 성과에 대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하여 적당히 설정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보험 판매 목표나 매출목표 같은 것과는 분명하게 다릅니다.)

 

부모님들도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를 시키는 모든 부모님들의 목표는 이미 확정되어 있습니다. . 자녀의 공부관리 목표는 "아이가 시험에서 100점을 맞게 하기, 1등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만, 목표의식이 없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 자녀를 점수따기 경쟁의 장에 내모는 일에 대해 비판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오늘날의 경쟁국면은 부모나 그 자녀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난 순간 이미 경쟁의 장에 있는 것입니다. 선착순으로 급부를 주는 시스템에서 달리는 아이에게 경쟁의 폐해를 설한다면 패자의 무리에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원망의 눈빛으로 빈 하늘을 바라보는 슬픈 모습의 아이를 보게 될 뿐입니다. 동물들이 태어난 새끼에게 생존법을 가르치듯이 이미 경쟁의 장에서 경주하고 있는 자녀가 경쟁에서 이기도록 돕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자 도리인 것입니다. 아이를 경쟁에 내몰고 싶지 않다면, 지금 뛰고 있는 아이는 잘 뛰도록 돕고, 막후에서 판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할 일이지 아이의 희생으로 할 바를 대신해서는 안 되겠지요.)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면 비현실적 대책을 강구하게 되거나, 의욕상실로 중도에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70점 달성 , 다음에는 80점 달성... 하는 식으로 목표치를 점차 상향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치는 목표달성 수단을 강구하는 일을 어렵게 하는 비현실적 목표입니다.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20점을 올려서 70점을 목표로, 기말고사에는 80점을 목표로 공부하자라고 하는 것은 그냥 열심히 하자라는 말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거나 중학생이라면 시험 문제 난이도가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상회하지 않습니다. 100점을 맞으려고 할 때엔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다 공부하면 되지만, 95점 맞으려면 한두 개를 틀려야 하고 70점을 맞으려면 6~8개를 틀려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부실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다. (제조공장에서 불량품을 몇 개까지 만들자라고 목표를 정할 수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관리"가 어떤 것인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모르는 데에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관리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일입니다. 목표가 단 한차례의 시행으로 달성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관리행위라면 100점을 목표로 100점 맞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한 후에 결과를 점검하여 미비한 부분을 조치해 나 갈 것입니다. 100점을 목표로 하는 관리와 80점을 목표로 하는 관리는 내용이 같지 않습니다.

 

100점을 목표로 정하고 달성계획을 세워서 실시를 했는데 65점이 나왔으면 어느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오답이 나왔는지 분석하여 조치를 합니다.

이 문제의 답을 쓰지 못한 이유는? 여기에서 헷갈린 이유는? 이 선지가 맞다고 판단한 이유와 저 선지가 틀리다고 판단한 이유는? ...이유는? 이유는? 끊임없이 질문하여 문제의 요인을 찾아냅니다. 배우지 않은 것인지, 배웠는데 잊은 것인지, 그 것에 대하여 수업 받은 내용은 무엇이며 복습은 어떻게 했었는지, 시험 전 공부 때 그 사항은 어떻게 공부했는지 등 주로 공부 방법적 측면에서의 결함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아이를 혼 낼 이유를 찾는 것은 정말 도움이 안 됩니다.

 

시험 전에 하던 방식을 그대로 행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이만 엄청 혼 낸 다음에 똑 같은 짓을 반복 지속하곤 합니다. 이번 학교 시험을 대비하여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켰습니다. 즉, 공부를 잘하게 하기 위한 방법을 많은 돈을 들여 실천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시험에서 낮은 성적을 얻었다면 이번 기간 동안에 적용한 공부 잘하게 하는 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당연하게 방법을 재 검토해야합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늘 하던 대로 아이에게 주의를 주거나 또는 위로나 격려를 하거나 하더니, 다시 이전과 똑같게 학원에 보내고 똑 같게 과외하고 똑같게 식사를 챙기고 공부방 환경도 ..기타 다른 것들도 이전과 동일합니다.

 

간혹 학원이나 과외교사를 바꾸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공부의 책임을 부모도 공부하는 본인도 아닌 학원이나 과외교사에게로 돌리는 것이니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기 탓이 아니고 학원이나 과외교사 탓 이고, 더 나아가 좋은 학원 좋은 과외교사를 섭외하지 못한 부모님의 탓이기도 한 것이라서 아주 홀가분해지는 조치입니다만, 애초에 남의 다리 긁기 같은 조치라서 공부 성과면에서는 만족을 얻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시험에서 맞춘 문제에 대헤서도 하나하나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찍어서 맞은 문제는 틀린 문제와 같게 취급하고, 제대로 맞춘 문제는 그 문제를 어떻게 공부했었는지 깊게 따져보면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조치 계획이 세워지면 실행을 해 가면서, 때로는 실시사항이 제대로 실시되는지, 중간 보완하거나 조치해야 할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중간 평가도 해야 할 것입니다.

 

중간 평가는 점수보다는 계획한 것들을 차질 없이 잘 하고 있는 가에 중점을 둡니다. 칭찬을 할 때에도 점수가 아닌 실행상태에 대해서 합니다. 열심히 잘 실행했는데도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시행착오로 보고 방법적 측면을 고민합니다. 어쨋거나 방법이 있어야 뭘 하더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하고, 계획과 과정을 중시하는 공부 자세야 말로 공신을 지향하는 아이가 갖추어야할 필수 덕목입니다)

 

다음 시험 결과 75점이 나왔다면 역시 같은 조치를 합니다. 목표 미달원인-100점 안 나온 원인을 찾아서 조치를 해 나가는 것, 이것이 관리입니다.

 

70점을 목표로 정하고 달성계획을 세워서 실시를 했는데 60점이 나왔을 경우의 조치는 100점을 목표로 했을 때와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실시결과 75점이 나오면 목표를 상향 조정한 후에 상향된 목표에 합당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이때의 대책 또한 70점 목표일 때와 별로 달라질 게 없습니다. 결국 같은 공부수단에 대해 목표만을 단계적으로 정하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수단에 대해 목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대하여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존재하는 것인데 문제해결 구조가 이상하게 되는 것이지요.

 

비현실적인 목표 나누기는 평가 결과가 계획에 미치지 못 할 경우에 문제점을 분석하여 문제요인을 제거하고 다 나은 방안을 강구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고,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음에 대한 질책이나 하는 무능하고 몰지각한 관리(사실 이런 류는 관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만) 풍토 하에서 빚어지는 결과입니다. 이러한 형편없는 공부관리 행태 때문에 무리한 목표가 아닌 점점 높여가는 목표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죠.

 

공부관리의 목표는 분명하고 유일합니다. 아이가 시험에서 만점을 맞게 하는 것(전교 1등), 그리고,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공부법은 언제나 나오나 하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엄마표 공부시키기에 대해서 쓸까 합니다. 공부의 기본에 대해 충분하게 살펴보는 것이 나중에 각론적 공부법을 적용할 때에 효과적일 거라서 지루한 내용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분들만 읽으시면 되니까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