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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효율>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명쾌하지 않은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초중고 학생이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싶다”와 “상위 석차에 들고 싶다”라는 두 가지 욕구를 원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뻔한 말이기도 하고, 두 개가 따로따로가 아니라 같은 것 아닌가 할 수 있겠으나 이 사항도 구분을 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 회에서 언뜻 제시했듯이 만점 또는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활용←기억화←입력”으로 이루어지는 공부단계의 각각이 완전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부할 때의 순서는 “입력 →기억화→활용”)

따라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입력” “기억화” “활용” 의 각각을 잘 하려고 애를 써야 할 것입니다.

 

시험에 나오는 것들을 모두 공부(입력)하고 입력한 것들을 모두 기억화(공부)하고 기억화 한 것들을 제대로 활용(공부)하면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공부에서 공부효율은 입력율 x 기억화율 x 활용율로 산출해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입력하고(100%) 모두 기억화하고(100%) 모두 제대로 활용(100%)하면 만점입니다.

이 때의 공부효율은 100% x 100% x100%=100%입니다. (설마 1,000,000 % 로 계산하시는 분은 없으시겠죠?)

 

자기가 치르는 여러 가지 시험에 대하여 어떤 상황에서든 만점을 보장받으려면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은 모두 입력해야 합니다. 필요하다고 여겨 입력한 것들이라면 빼 놓지 않고 기억화 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기억화 되어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면 멍청이라고 엄청 욕을 먹어도 할 말 없을 일입니다.

 

약간을 빼 놓고 입력했다면, 예를 들어 90%입력이라면 기억화와 활용이 완전할 경우에 공부효율은 90% x 100% x 100% 로 90%가 됩니다. 그런데 입력을 부족하게 하는 이가 기억화를 온전하게 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좀 어렵죠.

90% 기억화를 하고 90%를 활용한다고 하면 공부효율은 90% x 90% x 90% = 72.9%입니다.

 

공부해야 할 것들의 80%를 입력하고 그 중 80%를 기억화하고 그 중의 80%를 활용한다면 (평균적으로 80% 효율을 나타낸다면 꽤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공부효율은 51.2%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력에 대해 아주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입니다. 그런데 기억화에는 별 시간을 들이지 않고 활용쪽은 별로 의식하지 않습니다. 입력을 90%정도 했다고 해도 다 잊어버려서 시험 때가 되면 기억화율은 50%(이것도 많이 쳐준 것)가 채 안되고, 시험임박 시점에 잠을 줄여 공부를 하느라 정작 시험 시간 때 두뇌상태는 최악이 되어 활용율도 80%를 넘기 힘들 것입니다. 이 경우의 효율은 90% x 50% x 80% = 36% 죠. 죽 쑤는 게 당연한데 그나마 중학교 시험이라서 별게 없어서 70~80점 얻게 되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단계와는 다른 관점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단계와는 다른 관점에서)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공부를 해야 합니다. 둘째, 효과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셋째, 시험을 잘 치러야 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시겠군요.

 

공부를 한다는 것은 공부에 시간을 들인다는 것입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땅을 보며 걸어야 돈을 줍는 것이니 공부에서 뭔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공부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해야 하는 것은 “공부”인 것이죠. 중학교 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공부를 안 하기 때문”입니다. (약 70% 정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객관적 근거는 없습니다).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공부방법이 좋아야 합니다. 중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는 이유의 20% 정도는 공부방법이 나빠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험을 잘 치르려면 시험요령(시험기술)에 능숙해야 합니다. 중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는 이유의 10% 정도는 공부는 제법 되었는데(평상시는 잘 맞추는데) 시험 볼 때 죽을 쑤는 시험요령 미숙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는 중학생과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고등학생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는 이유의 70%정도는 공부방법이 나빠서입니다. 고등학생들은 확실히 중학생에 비해 엄청 공부를 많이 합니다. 중2병을 치르던 시기도 지났고, 두 달에 한 번씩 치르는 중간 기말고사도 중학교 때와는 다르게 목을 조여 오며, 대학 진학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부모님들 중에 우리아이는 중학교 때는 보통 이상은 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더니 공부 아닌 다른 거에 빠져 공부를 안 해요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중학교 때에 공부능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주입식 수업만을 받다보니 공부능력이 거의 없어서 어려워진 고등학교 공부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깊고 깊은 좌절감은 공부 아닌 다른 분야에 미쳐 빠지게 만들죠. 그 시기가 보통 고민이 많은 시기이던가요?

 

고등학생의 경우 두 번째 원인은 시험 치르는 요령(시험기술)이 미숙해서입니다. 맨 마지막이 공부를 안해서죠.

 

 

<공부=학습: 배우고 익히는 것>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우리아이는 공부를 하고 있다” 또는 “우리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다”라고 생각하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공부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규정해 두지 않거나, 알고는 있어도 적용하지 않고 있다면 과연 공부를 하고 있을까? 또는 과연 공부를 시키고 있는 것일까? 의문을 가져 볼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삽질을 하고 있었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공부와 학습이란 말은 의미가 다른 말입니다만 우리가 사용할 때는 거의 같은 의미로 (또는 같은 목적으로) 사용하곤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공부=학습이라고 전제하여 설명을 하겠습니다. 학습(學習)은 잘 알고 계신 바와 같이 배우고 익힌다는 것입니다.

 

즉, 공부(학습)는 배우기 + 익히기 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 할 점은 “어떤 것은 배우고 다른 어떤 것은 익히는 것이다”와 같이 배우기와 익히기의 대상을 따로 보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공부란 어떤 것을 배우고 “배운 그 것을 익히는 것”입니다.

 

배우기는 “안다”는 것으로, 익히기는 “익숙해 진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배우기의 구체적 수단은 “수업받기” 또는 “혼자 읽거나 들어서 파악하기”입니다. 배운 것은 머릿속에 저장되어야 합니다. 익히기는 저장된 것들에 대하여 활용을 위한 “반복 연습” 및 “훈련”을 하여 머리에 배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수학 공부법에서 아주 중요하게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배운 내용을 머리에 배도록 하기 위해 익히는 일은 배우기 시간의 3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것은 배우기에 공부시간의 25%를 사용하고 익히기에는 공부시간의 75%를 사용해야 적합하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실제로 아이들의 공부 행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아침에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고 저녁 다 되어 학원에 가서 자정이 될 때까지 또 수업을 받습니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은 과외교사로부터 과외 수업을 받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엄마표 삼촌표 수업을 받기도 하지요. 극소수는 혼자 배우기(독학)를 합니다.

 

이처럼 공부시간의 대부분이 수업받기로 채워져 있고, 익히기의 시간은 학원 숙제를 할 때 뿐입니다. 그나마 이 숙제도 제대로 했을 때에나 익히기 활동으로 쳐 줄 수 있는데 많은 아이들은 숙제를 하기는 해도 익히기 효과를 얻지 못합니다. 앞에서 제시한대로 익히기는 “배운 것을 익히는 것”인데 “배운 것”이라는 게 제대로 된 게 아닌 경우가 많아서이기도 하고, 풀이집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작금의 학원 공부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나중에 수학 공부법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공부시간의 25%만 써야 될 배우기에 90% 이상 또는 100%를 사용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처럼 배운 것이 기억되지 않고 결국 활용할 수도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통상적으로 수업받는 것을 공부한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보고 공부를 하니 안하니 할 때는 아이가 학교에서 6시간이상 많을 때는 보충수업까지 8~9시간 수업 받은 것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사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배우기는 학교 수업과 자기수업(예습)만으로 넘치고 넘칩니다. 25%만 써야 할 배우기인데 학교 수업만으로도 이미 60% 이상을 사용해 버린 점도 있지만 실제로 배울 것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거든요 . 그런데 여기에 학원수업 과외수업 엄마표 수업까지 곁들여 주입식 수업으로 나머지 시간까지 사용해 버리니 익히기를 할래야 할 수가 없게 되고 맙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 말은 수업 외의 공부를 하지 않을 때에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께서는 학원이나 과외가 없는 날에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이가 학원수업이나 과외수업을 받고 오면 “공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도 학원 수업이나 과외 수업을 받으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기만 하며 시간을 보낸 아이에게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배우기 x 익히기 = 100% x 0% = 0 인걸요.

 

 

<남들 보다 위에>

“상위 석차에 들고 싶다”는 것은 다른 아이들의 위에 있고 싶다는 것입니다. 내가 올라 선 만큼 다른 아이들이 아래로 내려 와야 하는 것이죠.

 

토끼와 거북이 경주 얘기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저 어렸을 때는 그 이야기를 거북이처럼 끈기를 갖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얹어서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 경주에 대하여 물어 볼 때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무슨 내용이야? 우리 때와 같은 내용으로 들었는 지 답의 내용이 한결같습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했는데 거북이가 이긴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토끼가 경주에서 진 이야기라는 답은 없습니다)

한 번 더 묻습니다. 거북이가 이긴 이유는 뭘까? 대부분 답이 또한 같습니다. 거북이가 부지런하게 쉬지 않고 달린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구태여 따져 보자면 거북이가 경주에서 이긴 이유는 거북이가 노력한 덕분이 아니라 토끼가 지나치게 많이 잠을 잔 덕분입니다. 토끼가 걸어가기만 했어도, 잠을 10분만 덜 잤어도 거북이의 노력은 헛된 것이 되었겠죠. 치욕의 역사를 되새길 후세의 토끼를 거북이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내 아이가 반 10등이라면 1-2등 하는 아이는 토끼이고 내 아이는 거북이입니다. 1등 하는 아이는 아이보다 공부효율이 높습니다. 더 빨리 많이 입력하고 더 빠르게 더 많이 기억화하며 더 정확하고 더 능숙하게 활용합니다. 즉, 기량이 더 우수하니 토끼와 같다는 것입니다.

 

1등 아이와 내 아이 공부시간을 비교해보면 어떻습니까? 아이들에게 1등 아이와 너 중에 누가 더 공부를 많이 해? 물으면 모두다 일등 아이가 더 공부한다고 답합니다. 누가 더 수업시간에 집중해? 역시 일등아이입니다. 토끼가 쉬지 않고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거북이가 쉬거나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거북이가 이길 일이 없을 것입니다.

 

쉬지 않고 달리는 토끼를 제치려면 토끼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날아가는 슈퍼토끼가 되든지 닌자 거북이가 되는 수 밖에요. 뛰어난 공부능력(학습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죠. 다행스러운 점은 주입식 수업이 아닌 자기가 머리를 써서 하는 공부를 하면, 적으면 적은 대로 한만큼 학습력 증진에 도움이 되며 많이 하면 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학습력이 증대되어 초특급 성능을 가진 공부머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앞에 있는 아이를 추월하려면 그 아이보다 더 많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을 더 효과적인 공부방법과 시험 기술을 사용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다행이도 앞에 있는 아이가 수업을 많이 받느라 공부할 시간을 뺏기고 있다면 때를 놓치지 말고 진짜 공부를 할 일입니다. 학교에 다니는 한은 피할 수 없는 학교 수업 시간 외의 시간 거의 전부를 익히기에 쓰게 하는 것이 좋은 대안으로 선택될 수 있겠습니다.

 

<공부 종합생산성>

 

높은 공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라 할지라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속빈 강정입니다. 또, 공부시간이 길다고 해도 몰입해 있는 시간이 적으면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학교 수업외의 시간 중 생리적 위생적 필요에 의한 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공부가용시간으로 볼 때, 공부 가용시간 중에서 공부(익히기)에 사용한 시간의 비율을 공부 가동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공부의 종합생산성은 “공부가동율 x 몰입도 x 공부효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용시간이 6시간인데 그 중 3시간을 학원에 갔다 오는 데에 사용하고 나머지 세 시간 중에서 2시간을 공부하는데, 핸드폰을 사랑하느라 집중이 반만 되는 상황이라면 공부생산성은 “공부가동율 33%(6시간의 2시간) x 몰입도50% x 공부효율”이 되어 어디 내밀기 부끄러운 성적이 될 것입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