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흥미가 있는 지 도통 모르겠다는 이야기로 엄마들과의 수다가 한바탕 끝이 난 후,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근데 이야기의 시작은 아이를 어떤 학교를 보낼까 어떤 전형이 맞을까 누구네 아이가 요번에 참 운도 많이 따라서 좋은 대학을 갔더라 뭐 이런 것이더라구요.

나 자신을 돌아보니, 중 2 아들에게 이제 슬슬 고민해봐야하지 않니? 라고 마치 결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것처럼 압박을 했더라구요. 때가 다가와 마음 쫓기듯 하는 결정, 편안하지 않음에 분명합니다. 내가 잘 결정했는지 불안하고 염려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지겠지요. 또 한 가지, 이렇게 진학의 문제와 연결되어 고민을 시작하다보면 필연적으로 학업성적과 적성의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있어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어려운데 거기에 능력이나 성과나 입시전형까지 한꺼번에 고려해야하다보니, 누군가 전문가가 콕 찍어주었으면 점쟁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까지 갖게 되구요. 앞으로 우리 아이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어떤 분야가 유망할 지,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아이에게 자꾸만 뭐가 좋다더라 하는 마치 보험에 들어놓는 심정으로  이것도 저것도 해 놓기를 바라고 아이가 열심히 따라와주기를 바라는 맘이 생길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이 자꾸 잊혀진다고 느끼는 건 저만은 아니리라 싶어 몇 자 적어봅니다. 뭘하든 우리 아이가 행복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당당한 일을 하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미래를 정해간다는 설렘보다 결과에 대한 불안이 크다면, 추구해가는 과정보다 결과만 중요하다고 한다면 과연 기쁘게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개척할 수 있을지... 좀 더 단순하게 아이들의 행복을 제일로 쳐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혹시, 길이나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이게 좋은데 왜 말을 안 듣냐고 다그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어른들도 좋은 걸 알지만 모두 따라해지지는 않잖아요? 아이의 부족한 점 을 개선하려하기 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 아이의 일로 돌아오면 공장의 정품 만들기처럼 평균적 틀에 맞추려고 하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