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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인 울아들 중간고사가 어제 드뎌 끝났어요. 3일동안 6과목을 치렀는데(3학년이 되니 도덕이 중간고사에선 빠지네요..) 국영수사과 5과목 올백에 기가만 두개 틀렸다네요. 첫째날, 둘째날 모두 백점이라 아이와 전 이번 시험 올백올백!을 부르짖었는데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 긴장이 풀렸는지 두개나 틀렸다며 속상해 하더군요.

중1때 국어 서술형에서 1점이 감점되고 나머지 모두 백점을 맞아 전교1등을 한번 한 후로 다시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해 아이가 좀 전전긍긍했거든요. 그때 그 전교1등은 아이에게 득보단 실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전교 1등이란 강박관념에 휩싸여 점수1, 2점에 매달리며 스트레스를 받고, 시험때마다 자기가 목표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볼때마다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더라구요. 내가 아이를 그렇게 만들고 있지않나하는 자괴감에 반성도 많이하고, 아이 눈치보며 쩔쩔매고..2학년이 되면서 사춘기까지 와서 아이와 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조에 달했어요. 얼르고 달래고 심지어는 매까지 들었는데도 그때뿐이고..이러다 안되겠다싶어 상담센터에서 상담까지 받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사춘기가 지나갔는지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 작년 한해동안 맘고생한 거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에요.

아이말로는 이번시험에도 이변이 없는 한 전교 1등을 할 거 같다고 하는데, 전 사실 기쁘기 보단 내심 걱정부터 앞서네요. 올라갈 곳은 없고 앞으론 내리막길만 있는데 그 1등을 안놓칠려고 또 얼마나 힘들어해야할지..아이 본인도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어 이젠 좀 순탄하게 자기관리를 하겠지하며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긴 한데, 마음이 좀 무겁네요. 그런 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났는지 아이가 "엄마는 하나도 안 기뻐요? 별로 칭찬도 안해주고.."하길래 "너무너무 기뻐서 잠시 정신을 잃었어"하며 힘껏 안아주며 얼버무렸네요.

엄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과학고에 도전한다는 울아들..정말 대견하고 기특하기만 한데 실패했을 때의 그 좌절감을 어떻게 이겨내도록 할지 걱정되네요. 제가 너무 앞서서 걱정하고 고민하는건 아닌지..

울아들..너무너무 이쁘고 기특해요. 오늘 저녁은 아들 좋아하는 맛난 음식해주고 많이많이 칭찬해 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