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수학의 법칙(LAW of MATH)』은 저자가 강남의 학원에서 11년간 수 천명의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수학 성적을 얻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월 수백만원 씩(월 천만원까지) 들여 고액과외나 고액 학원을 수강하면서도 수학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을 단 시일 내(빠르면 한달)에 1둥급이나 전교 1등으로 만들어낸 기적같은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은 9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내용의 구분이 확실하지 않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학 공부법은 특별하지 않으며 방법이 다양하지도 않다.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많이 들어 봤음직한 내용들이다. 그런데도 이 책에서 그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 읽을 만한 이유는 아주 많은 사례들의 획기적인 성공이 어쩌면 그 방법들에 기대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크게 갖게 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풀이법을 물어서 알게 되는 것보다 본인이 문제집의 풀이설명을 보고 익히는 것이 효과적이라든가, 현행 과정의 완전 습득 이후에 선행을 해야만 효과를 얻을 수 있지 현행과정이 미흡한 상태에서의 선행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든가 어려운 문제는 넘기고 아는 문제부터 풀라든가 하는 내용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다만, 학부모들의 잘못된 의식과 욕심이 그 것들을 잘 받아 들이지 않아서 온 나라가 학원을 통하여 공부를 시작하고 학원의 장사 속에 넘어가 선행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무늬만의 선행이 갖는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책에서는 개념 공부의 중요성과 응용심화 능력의 배양, 수학시험기술을 통한 성적향상 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저자는 거의 기적같은 효과를 반드시 이루어 냈음을 소개하고 그 방법들을 단단한 껍질에 싸서 제시한다. 그 껍질은 이 책 내에서는 벗겨지지 않아서 내부의 내용을 알 수 없다.

올바른 선행학습의 방법이나 학원과외 활용방법, 시기별 수학공부방법 및 수능 수학에서 승리하는 방법들도 제시되어 있으나 독자는 핵심을 알기 어렵다. 저자는 수학성적이 저조하게 된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어떤 사항을 해결했는가 또는 어떤 사항에 중점을 두어 조치했는가는 밝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따라서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가 전달해주려고 하는 “어떻게”라는 것을 잘 챙겨 갈 수가 없다. 책에서 추천하는 수학 참고서나 추천 인강이 선택에 고민이 전혀 없게끔 유일한 것이라는 점은 저자가 알려 주고자 하는 것이 군더더기 없이, 적당한 절충이 아닌 확실한 것만 명료하게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쩌면 너무나 단순 명확하여서 추가적으로 세세한 방법 나열이 필요 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독자들은 어떤 방법일까하는 기대를 한껏 갖고 책을 읽다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저자가 운영하는 학원에 가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경험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의미가 없으니 직접 겪어서 얻으라는 뜻 같기도 하다.

보물찾기에 능숙한 독자라면 산더미 같은 성공사례와 홍보성 글 중에 감추어져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손에 쥐어 줘도 받아 쓰지 못하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이 책은 수학공부의 방향을 정하거나 방향을 교정하는 지침으로서는 훌륭하다고 본다. 워낙 학원과외 의존적이며 선행학습 필수로 이루어지는 수학공부인지라 혹할만한 성공사례들로 뒷받침된 방향 지시의 효용이 제법 큰 몫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