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엄마가 먼저 알아야 할 수능영어』는 수능영어 문제 중에서 듣기 문제를 제외한 28번 문제부터 45번 문제까지의 성격을 분석하고, 문제의 정답을 맞추기 위해 어떤 능력이 필요한 지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고득점 수능영어 성적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고 있는 방법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음을 지적하고, 영어 실력이 별로 뛰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등급 점수를 얻을 수 있음을 문제풀이 과정을 소개하여 알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어 보면 수능영어의 핵심은 독해이며, 따라서 문제의 정답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능력도 오로지 독해 능력임을 알 수 있다. 시종일관 저자의 문제 풀이 방식은 불완전한 단어지식에 기반을 둔 불완전한 독해만으로 문맥을 완성하여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을 보여 준다. 독해능력은 단기간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므로 저자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를 하게 할 것을 권한다.

 

수능영어는 우리말로 해석이 되어 있다면 아주 쉬운 국어 문제보다 더 쉬운 문제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점을 알려주는 내용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많이 식상하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의 영어성적을 위하여 문법위주의 학원과외를 시키고 있거나, 독서능력 기르기 보다는 학술적 영어공부 시키기에 치중하고 있음을 고려하자면 그리 무용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미 충분한 독해능력(우리글에 대하여)을 갖추고 있는 저자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문제 풀이과정은 수능영어 문제의 성격을 규명해 주는 데에는 효과적인 것이었지만, 저자가 그러한 능력을 갖추게 된 과정을 소개하지 않은 점은 책을 통하여 방법을 찾고자 하는 학부모들에게 아쉬움을 줄 것 같다. 불완전한 정보만으로 문장을 완성하고 누락된 부분의 문맥을 추론하고 제시되지 않은 부분까지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언어 과목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고려할 때, 자세하게 여러 문제들을 들어 설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겉도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끝으로, 수능영어성적이 좋기를 바라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수능영어의 성격을 분명하게 알게 하고 학습 방향을 바로 정하게끔 하는 각성제로서 그리고 어느 정도는 방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