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일류대 진학비법』의 표지에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학원가의 일급 비밀”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책을 읽기도 전에 뭔가 대박스러운 보물을 얻게 될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이 책의 초판 1쇄 발행일이 2014년 3월인데 2015년 12월에 3쇄로 발행된 책을 2016년 8월에 도서체험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는 점도 범상하지 않은 일이어서 더욱 기대를 갖고 읽었다.

저자는 사교육 일번지인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자신의 노하우를 자녀 교육에 열성인 학부모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의 학원이 아닌 다른 학원이나 과외에 큰 돈을 쏟아 부으면서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바닥에 머물러 있는 학생들을 단시간 내에 높은 성적이나 전교 일등으로 만들어 낸 실적은 기적 같고 눈부시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키지만 자녀의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것이다. 이 장에서는 자기 공부와 자발적인 공부의 중요성을 설파하는데, 저자의 노하우라고 할 것은 아니나 학원과외로 아이들을 내몰아치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에게는 금과옥조가 될 말들이다. 다만, 사교육 광풍속에서 좀비화된 오늘날의 학부모들에게는 우이독경에 그칠 것이 틀림없어서 저자의 외침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제2장은 ‘자녀의 성적을 확실히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학생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과외의 폐단에 대해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분석을 해준다. 다만, 그 내용이 성적을 확실히 향상시키는 방법인지는 의문이다. 자녀가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모든 학부모들의 염원이다. 그런데 이장에서는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치우쳐 정작 방법은 세부적이지 못하다. 학부모들의 정신을 뜯어 고치는 것이 시급하고 선결적 사항이기는 하지만, 이미 정신이 올바른 학부모들에게는 구체적인 시행 방법을 제시하는 적용사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제3장은 ‘초·중·고 중요한 시기별 효율적인 교육방법’에 대한 것이다. 중학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후부터 고등학교 입학 시까지의 100일이 고둥학교 공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별 생각없이 아이의 성실함만을 의지해 공부를 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이 반드시 깨우쳐야 할 내용이다. 또한, 중간고사 이후의 대처방법이나 고2 겨울방학(예비고3)의 중요성 및 대처방법도 눈여겨 봐야할 내용이다. 재수를 결심한 학생이 수능 이후의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성공적인 재수를 하게 되는 지에 대한 내용도 좋다.

 

제4장은 ‘영어 공부방법’이다. 이 장에서는 시중의 영어 학원이나 어학원의 교육이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음과 그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공교육이 가야할 영어 교육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하지만, 독자인 학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부 방법은 ‘그런 것이 있음’을 말할 뿐 속시원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이점은 저자의 독특한 집필 방식인 것 같다. 워낙 나라전체가 사교육에 잘못 빠져있는 상황이라서 중요한 방향을 교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호혜를 베푼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신이 올바른 데도 방법을 잘 몰라서 애를 태우는 학부모들에게는 한껏 기대를 부추겼다가 빈손을 보여주는 약올리기에 다름 아니다.

 

제5장은 ‘수학공부방법’이다. 과외를 하지만 수학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문제집을 푸는 기본 자세를 제시한다. 성공 사례는 믿기 어려울 만큼 대단한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게 했나를 찾으려하면 해법 주머니를 모여 줄 뿐 속 내용을 보여 주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의 소개는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제시하겠다는 식인데, 책의 내용을 볼 때 중복되거나 꼭 이 책이 아니어도 많이 접하는 내용을 제외하면 엄청나게 많은 지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고, 해법의 리스트를 나열하는 글 대신에 세부적 내용을 보여 주는 것이 독자를 제대로 배려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저자가 간과하는 것은 저자에게 오는 학생들이 이미 오랫동안 학원과외를 했는데도 성적이 답보상태이거나 바닥에 깔려있게 된 근본 이유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자기공부(one’s study)를 책의 처음부터 아주 강하게 강조 또 강조하고 있으며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자기공부이다. 소개하는 성공사례의 상당 수는 저자가 운영하는 학원이 아닌 다른 학원에서의 교수방법이 자기공부를 하게 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저자의 학원이 그 문제를 해결하여 불과 한달만에 등급을 올리고 몇 달만에 전교1등으로 만들어 준 내용들이다. 저자는 수업받는 것은 공부가 아님을 분명하게 지적한다. 그런데 학원과외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부의 시작을 자연스럽게 학원과외로 설정하고, 학원과외는 전국적 현상이라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렇다 보니 비효율적인 공부를 시키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타 학원들의 잘못은 저자의 학원이 존재해야할 당위성을 받침해줄 뿐이어서, 모든 결론이 “저자의 학원에 와서 저자의 공부지도를 받아야 한다”로 귀결되고 있다. 이것은 저자가 학원 경영자 입장이기 때문인 한계라고 보여 진다.

 

제 6장은 ‘국어 공부방법’이다.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읽고 참고할만한 내용이다.

제7장은 ‘고1·고2 전국모의고사의 진실과 고3 수능 모의고사 대비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고1~고2 전국모의고사와 고3 수능모의고사를 비교하여 모의고사의 정체 및 속성을 확실하고 날카롭게 분석해 보여 준다. 꼭 읽어 참고해야 할 유용한 내용이라고 본다.

 

제 8장은 자녀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이다. 사교육 업체의 잘못된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 도움이 된다.

 

전체적으로 책의 제목에 표시된 “비법”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미흡하지만 자녀 공부의 방향을 정하고 일관성있게 효과를 거두면서 이끌어 가는 데는 나침반 역할을 충분하게 할 내용이라고 본다. 특히,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 말만 듣고 아이의 공부를 이끌거나, 다른 이들에게 선뜻 이래저래 하세요 하고 훈수(또는 조언)를 즐겨하는 이들은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