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얼마 전에 중간고사가 있었는데 성적이 기대한 것만큼 나오지 않아 실망하신 분들이 많이 계실거에요.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제자리걸음이라 답답해진 분들도 계실 테고요.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원인과 대책>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9년 6월 1일(토)에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34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부터 4년째 고정출연 중입니다. ^O^V )

->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잘 안 나와서 실망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해도 안 된다면서 손을 놔버린 애들도 있더라고요. 열심히 하면 성적이 쑥쑥 올라야 되는데 계속 제자리 걸음이니까 의욕이 안 생기는거죠. 부모님 중에는 한 술 더떠서 ‘얘가 머리가 안 좋은가?’ 싶어 우울해진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이게 원인분석이 잘못되서 생긴 오해입니다.

-> 일단 점수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하고 등수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다릅니다. 그래서 점수와 등수는 따로 생각해야 되지요.

먼저 점수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지난 번이랑 공부의 양 차이가 별로 없어서 그렇습니다. 본인만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느끼는거죠. 공부시간이 늘었어도 그냥 앉아만 있었을 뿐 실제로 공부한 양은 똑같은 애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점수가 오르지 않았다면 책상 앞에 앉은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공부한 양을 확인해봐야 됩니다.

-> 물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가 제일 답답하죠. 그런데 그런 경우는 보통 2가지 중 하나입니다.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아주 못하는 경우죠. 공부는 잘하면 성적올리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70점에서 90점으로 20점 올리는 것보다 95점에서 100점으로 5점 올리는게 더 힘드니까요. 그래서 상위권 애들은 점수 올리는 것 못지 않게 실수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어이없는 실수로 등급이 바뀔 수 있으니까 문제를 꼼꼼히 읽고 푸는 연습을 하는게 중요하죠.

반대로 공부 못하는 아이들도 성적이 잘 안올라갑니다. 이런 애들은 기초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기초가 부족하니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거죠. 그래서 이런 애들은 기간을 여유있게 잡고 기초부터 꼼꼼히 다지는게 좋습니다. 마음을 급하게 먹으면 ‘나는 해도 안돼’라는 자괴감이 들어서 공부가 더 싫어질 수 있거든요.

-> 점수는 절대평가니까 내가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등수는 상대평가라서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 친구가 더 열심히 하면 올라가지 않습니다. 등수 올리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거죠. 나만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는거에요.

-> ‘등수는 시험이 끝난 후 올라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등수를 결정하는건 이제까지 얼마나 공부했냐라는 누적학습량인데 아이들의 학습량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시기가 시험 끝난 후거든요. 등수는 남들 놀 때 공부해야 오르는거니까 등수 올리고 싶으면 친구들이 노는 시기를 공략해야되죠. 그래서 아이들이 시험 끝나고 몇 일이나 노는지 보면 등수를 대략 예측할 수 있습니다. 1등은 시험 끝나고 하루 놀고, 10등은 10일 놀고, 30등은 30일 논다는 말이 있거든요.

-> 요즘 제가 많이 받는 문의가 학원이나 과외 소개해달라는 겁니다. 실력 좋은 선생님을 찾아달라는거죠. 그런데 학원이나 과외를 바꿔도 성적이 똑같은 경우가 많아요. 아이 성적이 안 좋은 원인을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지지 못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하니까 학원이나 과외를 바꾸는건데 이게 원인분석이 잘못되서 대책도 잘못나온겁니다.

-> 많은 부모님들께서 공부는 배우는거라고 생각하세요. 물론 모르는걸 배우는 것도 공부가 맞습니다. 그런데 공부의 더 근본적인 진리는 배우는게 아니라 익히는거죠. 학습은 배울 학자에 익힐 습자를 더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즉, 배우고 익히라는거죠. 그런데 실력을 높이는데 더 중요한건 배우는게 아니라 익히는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생님한테 배워도 그걸 익히지 않으면 자기게 되지 않으니까요. 요리프로 백날 봐봤자 직접 요리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않는 것처럼요. 즉, 학원이나 과외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익히는게 부족했구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학원이나 과외를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요. 점수를 올리고 싶으면 배운 걸 익히는 복습을 늘려야 됩니다.

-> 1시간 배웠으면 3시간은 익혀야 자기 것이 된다고 합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1시간 수업 받았으면 집에서 3시간 이상 복습해야 되죠. 그런데 아이들이 집에 와서 복습을 잘 안해요. 학교나 학원 다녀오면 공부 다 했다고 생각하잖아요. 무슨 벼슬이라도 한 것처럼 학원 다녀온걸 가지고 유세 떠는 애들도 있어요. 그게 누구 덕분에 다니는건데요.

아무튼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배우는게 아니라 익히는 겁니다. 충분한 복습없이 학교나 학원 다니는건 소화도 못시키는데 입에 먹을 것만 잔뜩 넣는거랑 똑같은거죠.

-> 아이들 보기가 참 안쓰럽지만 그래도 복습은 꼭 해야됩니다. 복습 안하고 학원 다니는 것은 학원에 전기세 내주러 다니는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리고 복습할 때 가장 좋은 교재가 바로 숙제입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숙제를 내주는 이유가 복습하라고 그러는거죠.

그런데 숙제를 받아와도 바로바로 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애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수학수업이 월, 수, 금에 있으면 숙제도 월, 수, 금에 해야 되는데 수업 전날인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하는거죠. ‘아! 내일 수학수업 있으니까 숙제해야겠다’면서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공부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하루가 지나면 머리에 33%만 남는다고 하거든요. 즉, 숙제를 바로 하지 않으면 2/3는 까먹고 시작하는 겁니다. 이거 안 배운거라고 맨날 우기는 애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숙제를 미뤄서 다 까먹은 겁니다.

-> 요즘 우리아이들을 보면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닙니다. 그래서 배운 걸 익힐 시간이 부족해요. 공자님께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하셨는데 우리 애들은 ‘배우고 또 배우기만 하니 까먹지 아니하는가’가 되고 있는거죠. 그래서 학원을 줄였더니 오히려 성적이 오른 애들도 많아요. 건강해지려면 먹는 걸 줄이고 운동을 많이 해야 되듯이 성적을 올리려면 수업을 줄이고 복습을 많이 해야되죠. 아무리 좋은 음식도 소화를 못시키면 독이 될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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