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아요. 왜 저렇게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아이를 키울 때 포기해야 할 것과 집중해야 할 것>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9년 5월 25일(토)에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34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부터 4년째 고정출연 중입니다. ^O^V )

-> 그럼요. 거의 모든 분들이 똑같은 심정이죠. ‘아니, 얘가 지금 왜 이러나?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싶어 답답할 때가 많잖아요. 솔직히 저도 그렇습니다.

-> 기본적으로는 그 이야기가 맞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줘야되죠. 부모마져 믿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마음을 둘 곳이 없어질 테니까요.

그런데 아이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것은 ‘우리애도 바뀔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아이의 미래를 기다려준다는거지,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아이의 현재를 믿고 기다려준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랬더니 뭘 하든 신경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분도 계시거든요. 그건 믿고 기다려주는게 아니라 그냥 방치하는거죠. 믿고 기다려주는 것과 방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니까요.

-> 일단 부모님부터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됩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애들도 행복해지거든요. 아이들에게서 행복을 찾을게 아니라 나부터 행복해져야 아이들도 행복해지는거죠.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님과 감정을 동조화시키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부터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셔야 됩니다.

-> 아이들 눈높이만큼 내려놔야죠. 아이가 유치원생이면 부모님도 유치원생, 아이가 고등학생이면 부모님도 고등학생이 돼야 합니다. 아이들 생각이나 행동이 답답해보이는건 어른의 눈으로 봐서 그런 것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아이들 걱정이 많은건 솔직히 아이한테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아이의 미래가 불안해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얘가 이래서 대학은 갈 수 있을까? 나중에 취직은 할 수 있을까? 막연히 불안한거죠.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불안해하는거에요. 그것도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면서요. 사실 그렇게까지 나쁜 일은 왠만해서는 벌어지지 않을 텐데요. 그래서 일단 부모님부터 마음의 여유를 가지셔야 됩니다.

-> 그럼요. 내 마음처럼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별로 없을 거에요. 머리랑 가슴이 따로 놀잖아요.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안되는게 많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을 재촉하고 혼내봤자 바뀌는게 별로 없더라고요. 나 혼자 소리지르는거지 애들은 듣지도 않으니까요. 그래서 부모님한테 애들을 맞추기 보다 애들을 따라가주는게 부모님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애들을 억지로 끌고가려고 하면 어떻게든 끌고갈 수는 있겠지요. 그런데 그러면 제명에 못 죽겠더라고요. 어설프게 끌고가다 사이만 나빠질 수도 있고요. 애 성적 잡으려다 성격만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특히, 남자애들은 뭐라고 잔소리하면 굴 파고 들어가버리지요. 그래서 엄마만 더 답답해집니다. 정작 아쉬워야 될 사람은 애들인데 애들은 별로 아쉬워하지도 않죠. 세상 무서운 걸 모르니까요.

-> 제가 이제까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느낀 것은 뭔가 결과를 빨리 내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좋더라고요. 그냥 1~2년 더 공부할 생각으로 천천히 접근하면 그게 더 좋은 결과를 보이지요. 감정은 서로 동조하는 경향이 있어서 일단 저부터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애들도 마음을 열거든요. 제가 마음이 급해져서 ‘야  임마,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대학 안 갈거야?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도 될까 말까한데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냐고!’라면서 애들을 몰아부치면 애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든요. ‘아, 됐어요! 안 가면 되잖아요’라면서 관계를 뚝 끊어버리죠.

그런데 애들한테 ‘철수야, 날씨도 좋은데 내년에는 대학가서 미팅도 하고 그래야 되지 않겠냐? 너 대학가서 여자친구 생기면 어디 가고 싶어?’라고 이야기하면 애들이 실실 웃어요. ‘선생님, 근데 저 대학은 갈 수 있을까요?’라면서요. 그러면 ‘야 임마, 걱정하지마. 까짓거 내년에 못가면 1년 더 하면 되지. 어차피 100살도 넘게 살텐데 1~2년 늦게 간다고 무슨 문제 생기냐?’라고 하면 애들이 좋아합니다. 언제까지 꼭 끝내야 된다는 마감시한을 없애주니까 애들한테 여유가 생기는거죠.

-> 실제로 자식 잘 키웠다는 분들을 보면 거의 부처님 같은 분들이 많으세요. ‘어떻게 저 상황에서도 잔소리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지?’ 싶은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 분들한테 ‘어떻게 그렇게 마음이 너그로우세요?’라고 물어봤더니 포기해서 그렇데요. 포기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면서요. 그런데 그 분들이 이야기하는 포기라는게 아이 자체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아이한테 내는 내 욕심을 포기한 거더라고요.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한거죠. 안 되겠다 싶은 것은 일찍 포기하고 되는 쪽을 밀어준 겁니다. 부모가 아무리 욕심내도 안되는건 안되니까요.

-> 그럼요. 안 되는건 과감히 포기하고 되는 쪽으로 밀어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번 주에도 고1 부모님을 상담했는데 아이가 중간고사를 망쳐서 많이 실망하셨더라고요. 남자 아이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하고 다른 과목은 대충 한 거에요. 남자애들의 전형적인 특징이지요. 그런데 대학입시에서 전체 선발인원의 절반이 넘는 학생부 전형으로 대학 가려면 공부를 골고루 열심히 해야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 해서는 안 되죠.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이라도 열심히 하면 그 애는 공부에 관심이 없는게 아니에요. 좋아하는 과목이라도 성적이 잘 나오면 학습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이럴 때는 입시에 아이를 맞출게 아니라 아이한테 맞는 전형을 찾으면 됩니다.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하는 애들은 수시모집은 과감히 포기하고 수능 정시를 노리면 되거든요. 남들이 다 저쪽으로 간다고 해서 나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지요. 육군은 돌아가더라도 땅에서 싸워야 되지 해군 따라 배타러 가면 안 되니까요.

-> 그렇습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학과가 의대에요. 애들이 공부 좀 한다 싶으면 엄마들이 의대부터 관심갖죠. 그런데 의사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죠. 적성도 맞아야 되잖아요.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워낙 인기가 많으니까 애가 적성에 안맞아도 의대를 고집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저한테 애를 데리고 와서 의대 가라고 설득 좀 해달래요. 피보는게 무서우면 치대나 한의대, 그것도 싫으면 약대라도 가게 설득해달면서요. 그럴 때마다 참 난감합니다. 아이한테 ‘너도 참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옥을 맛보는 방법이 2가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거고, 두 번째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택하는거죠. 사랑하는 우리 아이가 지옥을 맛보며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되겠죠. 그러기 위해 직업을 선택할 때도 부모님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아이가 원하는 방향을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집중하면 아이가 더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도 더 좋아질테고요.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거니까요. 행복하지 않으면 공부라는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견뎌낼 수 없겠지요.

※ 친절한 캉쌤의 3줄 요약

- 포기해야 할 것 : 아이에 대한 나의 욕심

- 집중해야 할 것 : 아이가 좋아하는 것

-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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