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비법

 중고시절 세 번의 기회이자 터닝 포인트가 되는 곳 중에 마지막 세 번째가 바로 고2에서 고3되기 전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필요성과 긴박함을 느끼기 때문에 굉장히 큰 노력이 요구된다. 적어도 겨울방학에 하루 13시간 정도는 앉아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만족할 만한 역전이 가능하다. 특히 고3 동안에는 정신없이 정리와 반복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마지막 승부처가 바로 고2~고3 진학 시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공부전략을 세워야 할까?

 

 가장 큰 기준은 역시 주요 과목 중에 취약 과목과 전략 과목을 선정하는 것이다. 취약과목은 남들만큼, 전략과목은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한다면 어떤 시험이든 무난하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대학 입시는 항상 수학에서 편차가 나고 당락이 좌우되므로 기본적으로 수학은 잘하든 못하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다음은 영어이고 잘하는 학생은 조금이라도 못하는 학생은 수학 다음으로 시간을 배정해서 꾸준히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언어영역은 자신 있는 학생은 이틀에 한번 정도 잘하는 학생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공부한다. 사과탐의 경우는 언어를 공부하지 않는 날에 배치해서 반복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수학의 경우 우선 전 범위 진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진도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고3때 복습이 가능하다. 진도가 끝난 학생이라면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문제집 풀이와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문제집은 2종 정도를 전체 세트를 풀어야 한다. 굳이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기 보다는 단원별로 되어 있는 일반 문제집을 푸는 것이 좋다. 문제집을 풀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시험 보듯이 푸는 것이 효율 면에서나 효과 면에서 좋다. 시간을 무한정 두고 풀면 실전 연습도 되지 않을뿐더러 공부효율이 떨어져서 좋지 못하다. 항상 기본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여러 번 보고 문제집은 빠른 시간 안에 많이 풀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잊지 말자.

 

 개념 정리도 방법을 잘 써야 한다. 개념을 정리한다면서 그냥 기본서 개념 부분을 무비판적으로 읽어나가는 입력과 확인 위주의 방식은 저학년 때 해야 한다. 고2 정도이고 진도가 어느 정도 다 마무리 된 상태이므로 출력 연습을 해야 한다. 출력 연습이란 이런 것이다. 책의 목차만 보고 혹은 그 단원의 세부목차만 보고 백지 연습장에 관련 개념과 공식, 정의, 정리 등을 써봐야 한다. 그래야 공부한 내용을 능동적으로 꺼내보는 연습이 된다. 예를 들어 ‘근의 분리’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개념이 적용되고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내용을 접근한다는 것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공식만 외우고 문제만 푸는 수학 공부는 고등학교에서 더 나아가 실전 수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특별히 자기가 자신 없는 단원에 대한 발췌형식의 복습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적분’과 ‘벡터공간도형’ 부분이 취약한 학생은 1페이지부터 복습이 아니라 바로 그 취약 단원부터 먼저 공부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공부에 긴장감도 생기고 효율도 높아진다.

 

 영어의 경우는 이제 정리와 트레이닝의 단계가 돼야 한다. 문법은 기본서를 놓고 문법 문제집을 통해 풀어본 문제 중에 자꾸 틀리거나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단원을 발췌해서 읽고 다시 복습해야 한다. 단어는 그동안 외운 단어집이나 단어장을 다시 복습하고 독해집에서 나온 생소한 단어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공부에 지루함을 덜고자 한다면 자신이 외운 단어들을 하나씩 단어카드에 적어서 박스에 모아두었다가 주말에 가끔씩 무작위로 꺼내서 보고 뜻이 생각나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2~3단계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역시 독해다. 정말 많은 독해가 필요하다. 긴 독해부터 짧은 독해, 실용문에서 문학적인 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지문을 독해해봐야 한다. 가끔 영어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된 학생 중에도 은근히 단어와 독해실력이 완벽하지 못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독해집을 적어도 두 권에서 세권은 푼다는 각오로 겨울방학을 보내야 한다. 독해문제집 이외에도 신문이나 잡지의 영어 읽기 자료도 조금씩 접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영어 독해를 하다보면 가끔 영어 문제가 아닌 국어문제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유형을 많이 틀리는 학생은 모의고사 1회분씩을 꾸준히 푸는 것도 좋다.

 

 언어영역은 지금부터 공부하는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은 좋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하듯이 문제풀이를 통한 ‘감’ 늘리기만으로는 언어는 정복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비판적 문제풀기가 필요하다.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가 있다면 답만 보고 왜 그게 답이 되는지 해설을 자기가 써봐야 한다. 그런 다음 해설지를 읽고 자신의 논리나 근거가 옳은지를 비교해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헷갈리는 문제에서 나만의 답 찾기 원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사과탐의 경우는 기본서로 돌아갈 것을 주문한다. 사탐이든 과탐이든 고2겨울 방학이 아니면 내용 공부를 차근히 할 시간을 다시 얻기 힘들다. 따라서 가능한 설명이 많은 자기만의 기본서를 찬찬히 공부하면서 내용을 리뷰 하는 1회독이 필요하다. 문제풀기는 고3때 얼마든 신물나게 할 수 있으니 걱정을 말자. 설명을 많이 정확히 읽고 이유를 따져보고 원리를 깨닫는 공부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라는 각오로 기본서를 독파해야 한다.

 

 모든 공부는 이처럼 때가 있고 방법이 있고 전략이 있고 원리가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빛나고 가치 있게 해주는 것은 역시나 실행뿐이다. 자녀가 이런 내용을 깨닫는 다면 실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작정 공부가 아니라 방향과 균형이 잡힌 공부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하루 13시간이라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