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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잘하는법] 오답노트? No! 우리는 오답정리 한다 [공부잘하는법]

 

■ 오답노트? No! 우리는 오답정리 한다

 

적용하기 좋은 과목: 수학, 사회, 과학, 국어(언어영역)

적용하기 좋은 학년: 주로 고등학생

추천학생:

- 오답을 정리해 본 적이 없는 학생

- 오답노트를 만들기가 너무 귀찮은 학생

- 예쁜 오답노트는 만들었는데 별로 효과가 없는 학생

- 시험 끝나면 시험지 버리는 학생

 

수많은 공부법 책들이 오답노트 만들라고 이구동성으로 난리다. 그러나 막상 학생들과 상담해보면 오답노트 만들기가 생각만큼 쉽지도 않고, 기껏 만들어봐야 다시 보지도 않는다. 다시 안 볼려면 뭣하러 만드는가? 한마디로 학생의 자기만족이나 학부모의 뿌듯함에 도움이 될지언정 학습에는 별로 도움 될 것이 없다. 그럴바엔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게 시간이나 에너지를 절약하는 길이다.

 

내 기억에도 서울과학고 재학 시절 오답노트 만드는데 낑낑거리며 많은 시간을 쓰는 친구들 별로 없었다. 어려운 수학문제들을 A4용지에 정성스레 풀어서 모아두거나, 사회, 과학 과목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간략히 정리하는 친구들을 있었어도 말이다. 그래도 다들 서울대만 잘 갔다.

 

그러나 문제를 풀고 나서 오답에 대해 되돌아보는 과정은 분명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고,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내용에서 또 틀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오답노트 예쁘게 꾸밀 시간에 기본서에 해당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표시해두어 다시 공부한 다음, 그 문제를 포스트잇에 손으로 적어서 기본서의 해당부분에 끼워 붙여 두는 것이 좋다. 절대로 문제를 복사해서 별도의 노트에 오려붙이고 형형색색의 펜들로 밑줄만 잔뜩 그어놓고 다시 보지도 않는 오답노트는 만들지 말자! 그럼 시간과 노력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오답정리법을 더 자세히 알아보자.

 

 

오답 정리하는 방법

 

다음의 순서로 오답을 정리하자.

 

1) 틀린 문제를 바로 다시 풀어본다.

- 다시 풀어보지도 않고 바로 답보고 해설 읽고 이해했다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 반드시 답을 보지 말고 즉시 다시 풀어봐야 한다.

 

2) 답을 맞춰보고 왜 틀렸는지 이유를 찾는다 (I)

아래의 이유라면 다시 풀고 공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 [단순 실수]이거나, [문제를 잘못 읽은 경우]라면 그냥 넘어간다.

- [공부가 부족해서 틀린 문제]는 기본서의 해당 내용에 밑줄 긋고 다시 공부한다.

 

3) 답을 맞춰보고 왜 틀렸는지 이유를 찾는다 (II)

아래의 이유라면 조금 큰 포스트잇에 손으로 써서 기본서에 끼워 붙여야 한다.

- [다시 출제되어도 헷갈리거나 정확히 풀 자신이 없는 문제],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는 문제와 힌트나 핵심아이디어 등을 포스트잇의 앞면에 쓰고 뒷면에는 풀이 과정을 작성해서 기본서의 해당 부분에 붙여두자.

- [문제 자체로 좋은 문제]거나, [풀이 방법이 참신한 문제]라면 포스트잇의 앞면에는 문제와 힌트나 핵심아이디어 등을 쓰고, 뒷면에는 풀이 방법을 작성해서 기본서의 해당 부분에 붙여두자.

- 문제에 그림이 있거나 지문이 길어서 손으로 쓰기 어려운 문제의 경우는 시험지를 오려서 붙여 넣어도 좋다.

 

4) 나중에 기본서를 재복습할 때 그 문제를 꼭 다시 풀어본다.

- 이번에도 자신있게 풀 수 없다면 계속 붙여둔다.

- 이제는 쉽게 풀 수 있고 특별히 붙여 두어야 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면 떼어서 버린다.

 

 

오답 정리하기 예시 1

 

중학교 문제는 단순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기초한 경우가 많아서 특별히 오답정리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시 풀어보고 공부하는 정도로도 충분할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등학교 문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배운 내용을 조합하여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반드시 오답을 정리해보고 이를 기본서에 끼워 붙여야 한다. 다음의 예를 보면서 그 차이를 알아보자.

 

중학교 문제를 보면,

☞ 이 경우 정답은 바로 4번이 된다. 즉, 빛의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광합성량도 늘어나지만 일정 정도(광포화점)에 이르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틀렸다면 이 사실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것뿐이므로 기본서의 이 부분에 해당하는 곳을 다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답노트는 사실상 별로 의미가 없다.

 

그러나 고등학교 문제를 보면,

☞ 이 경우 정답이 바로 몇 번인지 알 수가 없다. 광포화점에 이르르면 광합성량이 일정하다는 사실은 기본적인 전제로 알아야 하는 것으로 주어지고 있다. ㄱ.의 경우 (가)그래프 상으로 C3식물의 광포화점이 더 낮다는 것을 읽어내어 선지가 틀렸음을 알아내야 한다. ㄴ.의 경우 역시 (가)그래프 상으로 C4식물이 더 광합성이 활발하므로 선지가 틀렸음을 알아내야 한다. 따라서 ㄷ.의 경우 C4식물의 광합성은 빛이 강해도 어느 정도까지는 광포화점에 이르르지 않고 광합성량이 증가하므로 사막과 같이 빛이 강한 환경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 결국 선지는 옳다. ㄹ.의 경우 (나)그래프 상으로 C4 식물의 광함성이 더 많으므로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답은 이러한 긴 사고의 과정후에 5번임을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틀렸으며 다시 풀고 해설을 읽어봐도 헷갈린다면, 기본서의 해당부분에 위 문제와 정답을 표기하여 끼워 붙여 두어야 한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Example.

[ 오답정리 끼워붙인 예 ]

 

Example.

[ 오답정리 끼워붙인 예 ]

 

 

오답 정리하기 예시 2

 

예를 들어 다음 문제를 틀린 경우 다시 풀고 해설을 읽어 보았다고 하자. 문제 자체로 좋은 문제라고 한다면 포스트잇 앞면에 문제와 힌트 등을 쓰고, 뒷면에는 풀이를 써서 기본서의 해당 부분에 붙여 두자.

 

       

                    [ 앞면 ]                                               [ 뒷면 ]

 

Example.

[ 오답정리 끼워붙인 예 ]

 

 

오답 정리하기 예시 3

 

고등학생만을 위한 오답정리 방법을 하나 소개한다. 바로 언어영역 문제에 관한 것이다.

 

언어영역 문제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생각을 요구한다. 출제된 문제는 보편타당한 논리적 흐름에 기초한다. 따라서 언어영역을 공부함에 있어서 이러한 보편적 사고에 자기 자신을 적응시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자기만의 논리라는 함정에 빠져서 언어영역이 어려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을 위해서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문제를 틀렸다면 그 문제에 대한 해설을 직접 작성해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장 답을 맞춰보고 해설을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되면 더 이상 그 문제를 쳐다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정방향적 사고 훈련만 해서는 절대로 언어영역 실력이 늘지를 않는다. 문제만 많이 풀면 어떻게 되겠지, 유형별로 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은 옳지 않다. 별로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반드시 왜 그것이 답이 될까를 거꾸로 추적하는 역방향의 적극적 사고를 훈련해야만 언어영역 실력이 는다.

 

그러면 언어영역 문제를 정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1) 우선 문제의 정답을 확인하고 나서 해설을 바로 읽지 말고, 스스로 왜 그것이 답이 되는지 논리적 근거를 찾아본다. 또한 이것은 철저하게 지문에 근거하여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주어진 지문 안에서 논리적 근거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해설을 적어보자.

2) 내가 왜 어떻게 잘못 생각해서 그 문제를 틀렸는지 이유까지 적어두면 더 좋다.

3) 작성한 해설과 주어진 해설지의 내용을 비교해본다.

4) 그 근거가 유사한지 아니면 조금 다른 부분은 없는지, 왜 그런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자.

5) 충분히 고민하고 정답의 근거를 이해했다면 버려도 좋다. 언어영역 모의고사 문제까지 오답노트로 모아둘 필요는 없다.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해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200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문제]

 

이 문제는 2003년11월 시행한 수학능력시험에서 복수정답이 최초로 인정된 문제이다.

 

나는 북관에 혼자 앓어 누어서

어느 아츰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드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듯이 웃음을 띄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백석, <고향>

 

( 문제 ) 밑줄 친 부분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을 보기에서 고르면?

 

[보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미궁으로 들어가 비밀의 방에 이르고자 한다. 비밀의 방에는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있다. 미궁을 통과하는 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번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미궁으로 들어가는 문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고 열리는 문이다. 테세우스는 미궁의 문을 찾아 실 끝을 미궁의 문설주에 묶어 놓은 뒤 자신의 예지와 본능으로 미로를 더듬어 비밀의 방에 이른다. 테세우스는 괴물을 죽인 후 실을 따라 무사히 밖으로 나온다. 이 ‘미궁의 신화’는 문학 예술 작품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1) 테세우스    2)미노타우로스    3)미궁의 문    4)비밀의 방    5)실

 

☞ 기본적으로 이 문제의 논리적 형태는 각 요소 대응시키기 이다. 시에서의 주체는 나이고 보기에서의 주체는 테세우스이다. 그리고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대상은 시에서는 아버지이고 보기에서는 비밀의 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시에서의 요소가 보기에 제시된 글에서의 요소와 대응되는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방해물에 불과하다. 시에서 쓰인 ‘의원’은 지향점 즉, 아버지를 연상하기 위한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보기에 제시된 글에서 이에 대응하는 것을 찾으려면 비밀의 방에 도달하기 위한 매개체를 찾으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1,2,4번은 명확히 답이 될 수 없다.

 

이때부터 주의 깊은 판단이 요구되는데, 자칫 촉박한 시간 내에 문제를 풀다보면 ‘실’을 정답으로 하기가 쉽다. 왠지 비밀의 방으로 인도해주는 매개체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읽어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미궁의 문은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고 열리는 문’이라 하여 비밀의 방을 가기 위한 매개체임이 명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은 그 매개체인 미궁의 문에 주인공이 연결한 것으로서 비밀의 방에 이르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나중에 실을 따라 돌아 나오기 위한 목적의 매체에 불과하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실은 지향점으로 인도해 주는 매개체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정답은 ‘미궁의 문’이다.

 

이와 같은 사고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언어영역에 대한 자신감을 찾을 것이다. 단, 한 두달 만에 굉장한 실력 향상을 기대하면 안 된다. 오랫동안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꼭 도전하자!! 세상에 안 좋은 공부법은 없다. 방법을 실천하지 않는 내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