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학입시 칼럼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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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물론이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멘토가 필요해요. 저도 아이들을 상담할 때가 있는데 가장 효과가 좋을 때는 역시 많이 들어준 때더라고요. 여러 선생님을 거치다 저한테 정착한 애들도 있는데 그 애들이 하는 말이 ‘선생님은 공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 이야기해줘서 좋아요’라더군요. 

저도 처음에는 입시나 공부 이야기로 아이들을 대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공부의 기술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더라고요. 본인이 깨닫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캉쌤은 아이들 상담할 때 제 학창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다른 강사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상도 많이 받은 모범생이 많은데 저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항상 형하고 비교되던 천덕꾸러기 아들이었지요. 엄마한테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형 반만이라도 해봐라’였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는 부끄럽게도 공부 잘하는 애들 마음은 잘 몰라요. 강사 일을 외고 입시부터 시작했기에 특목고생을 숱하게 봤지만 아직도 그애들 심정은 피상적으로 느껴지고, 공부 못하는 애들 심정이 더 잘 와닿아요. 비교당할 때의 기분, 해도 안 될 때의 기분,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을 잘 알고요. 

밤 11시나 12시가 넘어 저한테 전화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야 인마, 너 학원 아까 끝났잖아. 그런데 왜 지금 전화해?’라고 물어보면 답답해서 혼자 코인노래방 갔다가 집에 걸어가며 전화하는 거래요. 오죽 답답하면 그 늦은 시간에 하필 저한테 전화했을까 싶어 아이를 혼내기보다 허튼 농담이나 하면서 아이랑 수다를 떨어줘요. 엄마한테는 저랑 전화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연락을 드리고요. 

애들이 정말 외로워요. 친구한테 이야기했다가 동네방네 다 퍼질 수도 있고, 약해보일 까 봐 말하기 힘든 경우도 있거든요. 수시모집이라는 동네싸움 특성상 그걸 이용하는 녀석들이 있어서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취업하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어서 이게 아닌 걸 알면서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를 점수로 대하게 돼요. 철수는 1등급, 영희는 3등급이라는 식으로요. 애들이 고기도 아닌데요.

공부만 아니면 아이랑 싸울 일이 70~80%는 사라질 거예요. 하지만 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20살 이후의 삶이 상당히 고단해지겠지요. 그래서 19살까지 바짝 싸우고 20살부터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캉쌤은 아이들한테 이런 말을 자주 해줘요.

19살까지 기계처럼 공부하면

20살부터 사람처럼 살 수 있지만,

19살까지 사람처럼 공부하면

20살부터 기계처럼 일할 수 있다.

참 잔인하죠?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슬퍼요. 그래도 내가 세상에 없게 돼도 내 새끼가 나보다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음식 먹으며 잘 살 수 있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잘 안 보여요. 공부 말고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지만 공부는 아직도 계층을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약하게 보면 한없이 약하지만, 강하게 보면 우리 생각보다 충분히 강하고 영리합니다. 그러니 전학 같은 중대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아이에게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정보를 주고 아이가 최종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결정했으면 다른 대안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이 길만 있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려주세요. 기회의 문은 하나가 닫히면 또 다른 하나가 열린대요. 그런데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새롭게 열린 문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미련이라고 부르는데 미련만큼 미련한 일도 드물겠죠. 우리 그런 미련한 사람이 되지 말자고요.

또한, 부모님의 욕심으로 아이를 힘들게 했다면 아이에게도 깨끗이 사과해주세요. ‘그동안 엄마, 아빠가 너를 힘들게 했구나. 우리는 그게 너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렇지 않았나 봐. 정말 미안해. 이제부터는 네 의견을 더 존중해줄게. 네 인생이니 네가 조금 더 고민하고 결정해 봐. 어떤 결정을 내리든 엄마, 아빠는 너를 응원해줄게. 엄마, 아빠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네가 행복해지는 것이거든.’이라고요.

그러면 아이도 지난 일에 대한 미련을 끊고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다짐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학창시절에 겪는 다양한 시련은 고통이 아니라 담금질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더 단단하게 자라날 테니까요. 군대에서 죽일 듯 무섭게 훈련시키는 이유도 살게 하기 위해서잖아요.

그러니 부모님도 마음 굳게 먹고 아이에게 무한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아이가 집안의 기둥이라면 부모는 그 기둥을 받쳐주는 주춧돌입니다. 기둥이 아무리 굳건히 서 있으려고 해도, 주춧돌이 흔들리면 기둥은 중심을 잡을 수 없겠지요. 여자의 마음은 갈대여도, 엄마의 마음은 오동나무여야 해요. 다행히 우리 허리가 오동나무네요. 마음도 허리처럼 굵고 튼튼해지자고요. ^^;;;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께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이렇게 해. 이게 좋은 거야’라는 지시가 아니라 ‘다 잘 될 거야. 엄마, 아빠는 너를 믿고 있어. 잘못되더라도 엄마, 아빠가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 마. 그러라고 엄마, 아빠가 있는 거야. 그러니 힘들 때는 언제든 기대도 돼. 엄마, 아빠는 언제까지난 사랑하는 아들, 딸 편이니까’라는 응원의 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그런 의미에서 이 멘트 적어두셨다가 오늘 써먹어 볼까요? 저작권은 커피 한 잔으로 받겠습니다. 스홀 후원 고! 고!! ^o^/

스홀맘 :그래서 내신 따기 쉬운 학교로 전학을 가라는 건가요? 말라는 건가요?

캉쌤 : 아이 결정을 따라주세요. 그리고 결정을 내렸으면 애초부터 이 방법밖에 없었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려주세요.

추신 1. 

전학을 가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요. 이미 동아리 모집도 다 끝난 상황이어서 비교과 실적 쌓기도 어려워 지필고사 등수만 올랐을 뿐 비교과 실적은 제대로 쌓지 못할 수도 있어요.

또한, 전학 간 학교에서 ‘특목고, 자사고에서 쫓겨난 낙오자’ 소리를 듣고, 엄마도 전학 간 학교 엄마들한테 배척당할 수 있어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속담처럼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전학온 애는 우리 애 내신 깎아 먹으러 온 애로 보일 수 있거든요. 그러니 이뻐 보일 수가 없지요. 요즘은 수시 때문에 같은 학년끼리는 학원이나 문제집 정보도 잘 안 가르쳐주잖아요. 

따라서 전학도 최대한 신중히 생각해보시고, 만약 전학을 선택할 경우는 최대한 신속히 처리해주세요. 버틸 생각이면 최대한 버텨야 하지만 어차피 전학 갈 거면 최대한 일찍 가는 게 학교 적응이나 학생부 관리에서 유리해지니까요. 

아이도 전학 갈 거라고 생각하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가장 안 좋은 경우는 떠날 거라는 생각에 학교생활도 엉망으로 하고 친구하고도 제대로 어울리지 않다가 학교에 계속 남아있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진짜 죽도 밥도 안 돼요.

추신 2.

학교에 남아 정시러가 되는 방법도 있어요. 음미체 등 비수능 과목은 깨끗이 버리고 국영수 등 수능 과목에 집중하는 거예요. 국영수도 지필에만 집중하고 수행평가 부담은 버리고요.

추신 3.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는 방법도 있어요. 최근 이 방법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어요. 2019년 검정고시 응시자 중 10대 청소년 비율이 67.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2019년 고졸 검정고시 응시인원 4만3816명 중 2만9659명이 10대 청소년이었거든요. 이를 반영하듯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중 검정고시생 비율이 2019학년도에 1.4%에서 2020학년도에 3.5%로 2배 이상 높아졌어요. 

인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이 40% 이상으로 늘어나고, 코로나로 인해 등교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검정고시를 고민하는 학생도 많이 늘었거든요. 집에서 어설픈 온라인 수업하느니 재수종합반 학원에 가서 수능만 공부하려는 거죠. 

이러면 지필고사, 수행평가, 비교과, 학생부, 비수능 과목 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입시만 놓고 보면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사회생활도 하는 곳이니까 자퇴를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 강명규쌤의 3줄 요약

1. 내신은 한 번 찍히면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다.

2. 내신 때문에 전학 가도 비교과를 놓칠 수 있다.

3. 아이와 의견이 충돌될 때는 아이 의견을 따라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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