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학입시 칼럼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오늘도 캉쌤 글을 클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꾸벅 )

매년 고1 부모님에게 많이 받는 문의가 있습니다. 모의고사나 내신시험이 끝난 이후, 또는 방학을 앞두고 문의가 쏟아져 들어오지요.

‘아이 내신이 안 좋아 이대로면 수시로 대학 가기 어려운데 내신 따기 쉬운 학교로 전학 가는 게 좋을까요?’

요즘은 내신이 중요한 수시모집이 대세라는데 아이 내신이 기대한 것만큼 나오지 않아 얼마나 답답하실까요. ‘첫 시험은 아직 고등학교 적응이 안 끝나 실수한 거겠지, 다음 시험에서는 꼭 올라갈 거야’라며 애써 스스로 위로해봤는데 다음 시험에서도 제자리걸음을 하면 부모 마음은 타들어 가요. 

아이를 수능이라는 무한 경쟁에 빠트려서는 안 된다며 수시 확대를 찬성하던 부모님도 낙인처럼 찍힌 내신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정시를 고민하게 되니까요. 누구나 인정할만한 대단한 실적이 없는 한 망쳐버린 내신은 원서도 쓰기 전에 도착한 수시모집 불합격 통지서와 마찬가지여서요.

( 학생부 기록사항이 점점 줄어서 비교과로 내신을 뒤집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학생부 기록사항이 줄어든다는 것은 뒤늦게 정신 차린 아이들에게 그만큼 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어요. )

특목고나 자사고, 비평준화 명문고처럼 잘하는 아이들만 모인 학교에 보낸 부모님의 고민과 걱정은 더 커요. 처음에는 좋은 학교에 합격했다며 ‘최소한 서성한 정도는 가겠지’라고 기뻐했는데 아이 내신 등급을 보면 암울해지거든요. 난생처음 보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는 숫자가 적혀있어서요. 

공부 잘하는 학교에 가면 내신 관리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아이 성적표에 찍힌 등급을 보면 ‘내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했구나. 내 욕심에 애를 망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밤잠도 설치게 돼요. 특목고나 자사고, 비평준화 명문고는 합격하기 보다 합격 후 버티는 게 더 어려운 학교여서요.

며칠을 끙끙 앓다 캉쌤에게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다 울음을 터트리는 분도 계세요. 차마 캉쌤 앞에서 울 수 없어 괜찮은 척 했지만 집에 가는 길에 차 세워놓고 목 놓아 울었다는 분도 계시고요. 전화 상담을 하다 보면 전화기 너머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저도 가슴이 미어져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정말 힘들어져요. 지난 일을 이야기해봤자 되돌릴 수도 없고, 어설프게 위로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돼서요. 그래서 저 역시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말없이 기다릴 때도 있어요.

특목고, 자사고, 비평준화 명문고 등 공부 잘하는 학교는 선생님이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을 많이 지도해봤고,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들이 조언도 많이 해줘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아이도 많아요. 더 독하게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든, 정시로 방향을 틀든 치열하게 고민해서 자기 길을 찾더라고요. 자존심 때문에 버티는 아이도 있고요. 

그래서 부모는 내신 걱정에 전학시키려고 해도 아이가 버티는 경우도 많아요. 공부하기 힘든 것 빼고는 다 마음에 든다면서요. 2, 3학년이 되면 기숙사를 집이라 부르면서 집보다 더 편하게 생각하는 애들도 있어요. 주말에 외박 나왔다가 애들이랑 놀기로 했다며 학교에 빨리 돌아간다고까지 하면 엄마 마음은 헛헛해지지요.

그런데 가장 안타까운 아이는 부모가 밀어붙여 공부 잘하는 학교에 들어간 아이예요. 설상가상으로 성격까지 소심하면 정말 괴로워져요. 입학 초기에는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도 많지 않고, 자존심 강한 애들은 친구한테 힘들다는 이야기도 제대로 못 하거든요. 속 시원히 털어놓고 한바탕 울어버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데 그럴 친구도 여유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부모한테 짜증 내고, 부모는 성적도 못마땅한데 아이가 짜증까지 내니 더 화가 나요.

이럴 때는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한 후 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최종 결정권을 넘겨주세요. 그 선택이 내 생각과 다르고,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어도 아이 선택을 존중해주는 게 무난하지요. 부모가 고집을 부렸다가 혹시라도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아이는 부모를 두고두고 원망하게 되거든요. 부모가 자기 인생 망쳤다면서요. 

세상에 자식 인생 망치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 아이 잘되라고 한 일이지요. 그게 부모마음이잖아요. 상담하다 보면 이런 일로 부부싸움 하는 가정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억지로 보내지 말라고 했잖아. 이게 다 당신 욕심 때문이라고. 잔말 말고 당장 전학시켜.’

‘나는 뭐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나도 잘해보려고 이런 거라고. 당신도 철수가 oo고 합격했을 때 좋아했잖아. 그러니까 당신도 진작에 돕지 그랬어. 내가 설명회도 같이 가고, 상담도 같이 가자고 했지. 애 공부할 때도 도와주라고 했잖아.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다고 왜 이제 와서 난리야. 애는 나 혼자 낳았어?’

에휴~~ 상담받다 말고 제 앞에서 싸우는 분도 봤어요. 체면 때문에 차마 싸우지 못하지만 얼굴을 울그락 붉으락 하다 담배 피우러 가는 아빠도 봤고요. 식사 대접 하겠다며 따로 불러내 반주 한 잔 하다 하소연 하는 아빠도 있어요. ‘먹고 사느라 바빠서 제가 너무 소홀했나 봐요. 집사람이 알아서 잘하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 이야기 듣고 충격받았습니다.’라면서요.

두 분 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런데 지난 일 이야기해봤자 서로 상처만 줄뿐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엄마, 아빠가 서로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아이 교육 때문에 부부관계까지 나빠져서는 안 되니까요. 부끄럽지만 제가 가끔 그런 실수를 하거든요. 애들 교육 때문에 부부싸움 하고 나서 후회할 때가 많아요.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애들은 결국 내 품을 떠날 테고 마지막까지 내 옆을 지켜줄 사람은 배우자인데요. 

어쨌든 내신 때문에 전학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일단 아이의 마음부터 안아주세요. 이성적으로 이것저것 따지기 전에 감성적으로 아이 마음부터 안아주며 아이의 말을 들어주세요. 유치원생 꼬맹이가 울먹이는 것 들어준다는 생각으로요. 덩치만 컸지 아직 애잖아요. 부모 눈에는 환갑 노인도 애일 뿐이니까요. 그러니 아이가 힘들어할 때는 애처럼 대해주자고요.

그런 후 아이가 진정되면 아이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학교에 남아있을 때의 장단점과 전학 갔을 때의 장단점을 아이가 충분히 듣고 고민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거예요. 자기 인생인 만큼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요. 영어, 수학 한 문제 더 푸는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한 일이잖아요. 어차피 100살도 넘게 살 애들인데 그까짓 대학 1, 2년 늦게 간다고 문제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것도 좋아요.

캉쌤도 학부모 상담을 하지만 사실 상담이란 게 별것 아닌 경우도 많아요. 입시와 관련된 숫자나 입시 제도 등 기술적인 부분은 당연히 선생님이 더 많이 알지만, 그 외의 부분은 누구나 알고 있는 너무 당연한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상담을 기술적 접근이 아니라 하소연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부모도 하소연 할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캉쌤도 너무 답답할 때는 다른 강사에게 상담받으러 가요. 학교나 학원 선생님 상담도 꾸준히 가고요. 심지어 저한테 상담받은 분에게 역으로 상담받은 적도 있어요. 기술적 상담이 아니라 정신적 위로가 필요해서요. 부모한테도 멘토가 필요한 거죠. 저는 전생에 만두였는지 저희 아들 가르치다 보면 열 받고 속 터질 때가 많거든요. 저희 아들은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이 저에게 인격 수양하라고 보내주신 수행평가인가 봐요. 그런데 하나로는 부족한지 고구마 같은 아들을 둘이나 보내주셨어요. 1+1이 아니라 2x2로 힘들어요. 아들은 더하기가 아니라 제곱이예요. ㅠ_ㅠ

내용이 길어져서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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