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고교입시백서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대표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선택법을 작성해서 올렸어요. 그런데 이왕 알려드리는 김에 아낌없이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캉쌤이 상담 시 알려드리는 3성까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아~~ 장사밑천(?) 다 공개하네요.

최종적으로 어떤 학교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스러우시다면 아래의 3성에 맞춰 결정해보세요.

 

ㄱ) 성적 :

- ‘우리애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것은 극단적으로 과장하면 ‘다른 애 대학 잘 가게 바닥 깔아주고 싶어요’라는 말이 될 수 있어요. 고등학교는 입학등수가 졸업등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등급 올리기 어렵거든요. 중학교는 절대평가여서 노력하면 누구나 등급을 올릴 수 있지만, 고등학교는 상대평가여서 입학등급 그대로 졸업하는 경우도 많아요. 고등학교에서는 등급 올리기 정말 힘들죠. 고등학생 자녀 있으신 분은 공감하실 거에요.

- 공부 잘하는 애들이 특목고나 자사고로 빠지니까 일반고에 가면 내신 받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특목고나 자사고로 빠져나가는 최상위권(약 4~5%)보다 특성화고로 빠져나가는 중하위권(약 30%)이 훨씬 많거든요. 우리애 위에 있는 애들보다 아래에 있는 애들이 훨씬 많이 빠지니까 상대평가 등급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 일반고에도 내신을 노리고 온 똘똘이들이나 외떨이라고 불리는 외고 떨어진 아이들이 와요. 과떨이, 자떨이들도 오고요. 이런 애들이 몇 자리 안 되는 1등급을 붙박이로 차지하다 나가요. 요즘은 학생수가 적어서 1등급 자리가 많지 않거든요. 그러니 똘똘이들이 몇 명만 들어와도 1등급은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1등급을 한 번도 못 받고 졸업하는 애들도 많아요. 그래도 고기는 1등급만 사달래요. 내신과 똑같은 등급을 먹이고 싶어요.

- 일반고에서 내신 받기 쉽다는 것은 3등급까지에요. 3등급까지는 조금만 열심히 해도 금방 나와요. 5,6,7,8,9는 실력이 아니라 그날의 컨디션을 적어놓은 숫자고요. 1등급은 시골 일반고에서도 쉽지 않아요. 내신뿐 아니라 수행평가랑 서술형 문제까지 꼼꼼히 해야 하니까요.

- 학교 수준이 높을수록 내신 올리기가 더 힘들어요. 특목고나 자사고는 합격하기보다 합격 후 버티기가 더 어려운 학교에요. 그래서 고등학교는 합격할 수 있는 학교가 아니라 합격 후 버틸 수 있는 학교에 가야 해요. 아무리 좋은 학교에 가도 바닥 깔면 의미 없어요. 대입은 내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용 꼬리보다 뱀 머리가 유리해요. 그런데 뱀도 뱀 나름이에요. 뱀인줄 알았는데 굵은 지렁이인 경우도 있어요.

- 전교 1등도 서울대에 못 가는 고등학교가 수두룩해요. 2018년 기준으로 전국 고등학교 수가 2,358개(특성화고 포함)인데 2019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등록자를 1명이라도 배출한 학교는 884개에 불과해요. 전국 고등학교의 2/3가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하지 못했어요. 각 학교 전교 1등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원하는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2019학년도 756명 모집에 2,444명이 지원했는데 최종 등록인원은 557명에 불과해요. 전교 1등이어도 차마 너는 못 뽑겠다가 된 거죠.

-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대학이니까 고등학교에 연연할 필요 없어요. 서울대를 딱 1명 밖에 못 보내도 그 1명이 우리 애라면 최고의 학교가 되는 거에요. 크게 웃는 것은 대입이 끝난 후에 해도 돼요. 고등학교 합격증은 다른 집에 양보해도 괜찮아요. 입시는 우리 아이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해요.

ㄴ-1) 성격 : 대범

- 선발형 학교 등 공부 잘하는 학교에 가려면 성격이 대범해야 해요. 매년 4월이면 선발형학교 부모님에게 전학이나 자퇴 문의를 많이 받아요. 가면 바닥 깔 거니까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네가 뭔데 우리애를 무시하냐? 학원에서는 된다고 했다’며 가열차게 저를 욕한 분들이지요. 합격 후에는 자기 아이 합격했다며 ‘보낼 실력 없으면 실력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괜히 남의 애만 무시한 사기꾼’이라며 조롱한 분도 있고요.

- 그런데 4월 중간고사에서 충격적인 숫자를 받아보니 머리가 멍해져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캉쌤 생각이 나더래요. 솔직히 이야기해준 사람은 캉쌤 밖에 없다면서요. 당연하지요. 자소서 특강, 면접 특강까지 팔아야 하고, 특목고/자사고 실적을 한 명이라도 더 내면 그게 다 돈이 되는 학원 입장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워요. 컨설팅 업체도 마찬가지고요. 캉쌤은 돈 벌 욕심없이 사비 털어가며 10년 넘게 무료 교육 사이트 운영하는 사람이라 이런 이야기 할 수 있는 거에요. 이권이 안 걸려있으니까요. 저도 온라인이니까 이렇게 이야기하지 학원초청강연 가면 이렇게 이야기 안 해요. 그러면 학원에서 항의하고 난리 나요. 돈을 줄 테니 스터디홀릭 운영을 중단하라는 제안이나 사이트 인수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아요. 캉쌤이 정보를 너무 많이 뿌려서 사업에 방해된데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교육업체에서는 제 이야기를 기사화하면 광고를 끊겠다고 기자를 위협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입시 정보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이권을 살펴 가며 들어야 해요. 캉쌤 이야기도 학원에서 하는 강연은 다 믿지 마세요. 학원 요청에 맞춰 msg 친 거니까요. 그래서 캉쌤은 금융회사 등 교육과 관련없는 업체가 주최하거나 지방에 계신 부모님들이 팀을 짜서 초청하는 강연이 제일 좋아요. 내용을 터치하지 않아서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t_t

- 아무튼 뒤늦게 전화해서 ‘왜 그때 더 강하게 말리지 않았냐’며 끝까지 캉쌤을 원망하는 데 정말 답답해요. 그래도 그 심정은 이해합니다. 아이를 믿고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게 부모니까요. 그리고 내 잘못이라고 인정해버리면 아이를 보기가 너무 힘들어져요. 그러니 누군가 탓할 대상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캉쌤이 해드려요. 그렇게라도 해서 마음이 편해진다면 그렇게 하시라는 거죠. 일단 엄마 마음부터 살려야 아이도 살릴 수 있으니까요.

- 기숙사에서 전화기 너머로 우는 애들도 있어요. 늦은 밤에 전화기 너머로 숨죽여 우는 소리를 들으면 부모 마음이 찢어져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그깟 대학이 뭐라고 애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싶어 머리가 복잡해지니까요. 내 욕심에 애를 힘들 게 한 것은 아닌가 싶어 아이한테 미안해져요. 부부싸움하는 집도 있어요. ‘그러게 내가 뭐랬어, 당신 욕심으로 애 힘들게 하지 말랬지’라면서요.

- 그래서 선발형 학교에 가려면 부모는 물론이고 아이도 대범해야 해요. 등수에 일희일비하면 안 돼요.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했으니 시험 잘 볼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요. 그냥 훌훌 털고 넘어가야 해요. 지난 일에 발목 잡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하면 잘 따라갈 수 있겠지 라고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돼요. 특목고나 자사고는 이미 만들어진(!) 아이들이 가는 곳이지 만들러 가는 곳이 아니에요. 특히, 요즘처럼 내신이 중요한 입시에서는 우왕좌왕 고1 내신을 날리면 대학 선택폭이 확 줄어요.

- 대부분의 특목고, 자사고가 매학기마다 전입생을 선발해요. 그만큼 나가는 애들이 많다는 거에요. 나가야 하는 때를 놓쳐서 어쩔 수 없이 남은 애들도 있어요. 그리고 내포자 정시러가 되는거죠. 그런 애들을 위해 교실을 따로 빼주는 학교도 있어요. 어차피 내신 포기하고 정시준비하겠다고 하니 별도 교실에서 수능 공부하라고 배려해주는 거에요.

- 성적에 무관심한 것을 대범한 것으로 오해하는 분이 많아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대범한 게 아니라 성적에 무관심한 거에요. 영혼이 자유로운 아이들이니까요. 매우 자유로워요. t_t

ㄴ-2) 성격 : 승부욕

- 공부 잘하는 학교에 가려면 승부욕이 강해야 해요. 저조한 등수를 대범하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내신 카페트 되는 거에요. 다른 아이들 대학 잘가라고 바닥트 깔아주는 거죠.

- 아래로 추락했으면 어떻게든 올라가려 발버둥 쳐야 해요. 아이가 성적에 대범한지 무관심한지 승부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대범한 아이나 무관심한 아이나 첫 반응은 비슷해요. ‘다음에는 잘할게요’라고 이야기해요. 그리고 가만히 있는 애가 있는 반면에,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 애가 있어요. 우리 집에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세요. 그런데 너무 오래 쳐다보지 마세요. 속 터져요.

- 대범함과 승부욕은 후천적으로 길러지기도 하지만 타고난 성향이 커요. 그래서 억지로 밀어붙이면 아이가 힘들어져요.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학 오더라도 대입까지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온 아이는 대입에 성공해요.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결단도 빨라서 1학년 1학기를 넘기지 않아요. 하지만 부담을 견디지 못해 도피하듯 일반고로 오면 거기서 또 주저앉아요. 분위기에 휩쓸리는 거죠. 특목고, 자사고 아이가 일반고로 전학 오면 다른 아이들이 반가워하지 않아요. 내 내신 깎아 먹으러 온 특목고, 자사고 패배자라고 생각해요. 엄마들도 모임에 잘 끼워주지 않아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상황이니까요.

- 특목고, 자사고 애들 상담하다 보면 우는 애들이 많아요. 머리 위에 콘크리트가 있데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등급이 오르지 않으니 자존감이 무너져요. 그래도 울면서 계속 도전해야 해요. 사자는 상처 입어도 우뚝 서서 우렁차게 사자후를 토해내야 해요. 그래야 살아남아요. 특목고, 자사고는 주저앉으면 도태되는 사바나에요. 독기가 없으면 함부로 도전해서는 안 돼요.

ㄷ) 성향 : 

- 똑같은 유형의 고등학교도 주로 공략하는 대입전형이 달라요. 전국단위 모집 자율형사립고(이하 전사고)끼리도 민사고는 수시를 주로 공략하지만, 상산고는 정시를 주로 공략해요. 그래서 민사고와 상산고는 함께 고민할 대상이 아니에요. 그런데 상담하다 보면 ‘민사고가 좋아요, 상산고가 좋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학교마다 대입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요.

- 교사나 강사도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의 고입강사가 대입을 몰라요. 특목고 전문학원을 한 번 둘러보세요. 고등부를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아요. 그래서 그 학원에 특목고 자료는 많아도 대입자료는 별로 없어요. 대입을 염두에 둔 고교선택이 되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특목고, 자사고에 합격하려면 특목고 전문학원에 가는 게 좋지만, 대입까지 목표로 하면 고등부도 운영하는 학원에 보내거나, 대입까지 다룰 줄 아는 전문가에게 추가상담을 받는 게 좋아요.

- 고등학교는 대입을 염두에 두고 개별 학교로 접근해야 해요. 대학이 워낙 많고 대입전형도 다양해서 특목고나 자사고도 모든 대학, 모든 전형을 대처하지 못해요.

- 고등학교 선택은 대입공략을 위한 무기선택과 같아요. 그렇다면 우리 애가 어디서 어떻게 싸우는 것을 잘하는지 파악해야 해요. 남들이 다 배 타고 나가 대포 쏜다고 육군인 우리 애까지 배를 태우면 안 돼요. 육군은 총이나 칼을 들고 땅에서 싸워야 해요. 배 타면 멀미하느라 실력발휘가 안 돼요. 이건 병사 잘못이 아니라 전략을 잘못 세운 우두머리 잘못이에요.

- 고등학교 선택 전에 대입전형부터 공부해야 해요. 그리고 우리 애를 파악해야 우리 애한테 맞는 전형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런 후 그 전형 공략에 유리한 고등학교에 지원해야 해요. 좋은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을 잘 가는 게 아니라 대학을 잘 가려고 고등학교를 고르는 것이니까요.

- 고등학교별 대입실적을 볼 때는 전형별로 구분해서 봐야 해요. 수시형 아이는 수시형 학교로, 정시형 아이는 정시형 학교로 가야 해요. 성적에 맞춰 보내는 것보다 성향에 맞춰 보내는 게 입시공략에 훨씬 효과적이에요. 짜장면 잘 먹는 애는 중국집에 가야 해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맛있다는 맛집도 내 입맛에 안 맞으면 말짱 도루묵이에요.

- 스터디홀릭의 학교정보 코너에 각 학교별/년도별 서울대 실적이 수시와 정시로 구분되어 공개되어 있어요. 그러니 몇 년치 정보를 훑어보며 수시형 학교인지, 정시형 학교인지 확인해보세요. 참고로 정시형 학교들은 학원 이용이 상대적으로 쉬운 학교들이 많아요. 수능은 학교보다 학원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지요.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연계율이 현 70%에서 50%로 낮아져요. 그러면 학원의 영향력이 더 커질 거에요. 쪽집게 강사라는 1타 강사들이 날개를 달겠지요. 수업하며 진학지도까지 해야 하는 학교 선생님과 수십 명의 조교를 두고 수능만 분석하는 1타 강사는 애초부터 경쟁대상이 될 수 없어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차이니까요.

※ 학교별 정보 :
- http://www.studyholic.com/high/school_totallist_high.asp

※ 지역별 서울대 실적
- http://www.studyholic.com/high/index.asp?tn=ran_003

위에서 말씀드린 3성에 맞춰 우리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골라보세요. 옷 한 벌을 살 때도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사람에 옷을 맞추듯, 학교를 고를 때도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게 중요해요. 사람도 궁합이 중요한 것처럼 학교도 궁합이 중요하지요.

그러니 최고의 학교가 아니라 최적의 학교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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